마켓인사이트 10월28일 오전 6시5분

[마켓인사이트] 240억대 vs 3000억대…동양파워 실제 가치는
모기업 동양시멘트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동양파워 가격이 얼마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국정감사에서 “지난달 27일까지 동양파워 지분 75%를 3500억원에 파는 협상을 국내 기업과 진행했다”고 밝혔다.

당시 동양그룹은 삼척 화력발전소 부지가 워낙 넓어 추가로 발전소를 지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3500억원가량의 ‘급매’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그룹은 기업어음(CP) 사태 이전만 해도 매출 1조원대 회사로 동양파워를 성장시키겠다고 호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전력에 20~30년간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화력발전소는 주민 동의가 최대 관건이고, 용수와 항구, 송전선로 확보도 까다롭다”며 “운영권 프리미엄은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동양파워는 장부가 240억원짜리 발전소 부지가 자산의 전부다. 동양파이낸셜대부 등 계열사에서 수억원 단위의 단기 자금도 많이 끌어 썼다. 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삼척화력발전소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 대략 150억원을 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런 ‘초기단계’ 수준의 기업을 3500억원대 가치로 평가하려면 STX에너지의 절반 정도 실체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STX에너지의 자산은 올해 반기 말 기준 1조5965억원에 지난해 매출 1조1724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901억원에 달한다. 지분 96.35% 기준으로 매각 예상가는 8000억원대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비해 동양파워는 발전소를 아직 짓지도 못했다. 발전소 건설엔 약 1조5000억원의 건설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진은 최소한 총비용의 30%에 해당하는 자본금을 마련해야 한다”며 “운영권 프리미엄에 대한 가치평가가 향후 매각가 선정의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