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인력이 없어서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기술력과 무관한 하도급, 재하도급 구조의 시스템통합(SI) 사업만 활발한데 소프트웨어를 수능 과목으로 채택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국내 최대 소프트웨어 개발자 커뮤니티 ‘OKJSP’가 28일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게 보낸 공개질의서가 정보기술(IT) 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OKJSP는 공개질의서에서 “장관님은 ‘소프트웨어 인력 22만대군 양병 계획’으로 불리는 대규모 인력 양성 계획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며 “장관님은 우수 인력 부족으로 인한 기업들의 수익 악화와 이에 따른 재투자 부족을 문제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지만 이는 문제의 원인과 현상을 뒤바꿔 생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국내에 우수한 소프트웨어 인재가 많지 않은 이유는 우수한 인력이 개발자가 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국내에서 개발자로 일하기 위해선 기술적으로 우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소프트웨어 시장이 내수 산업인 외주용역 개발에만 치중돼 있어 하도급 과정에서 프로젝트를 비싸게 수주, 단기간에 값싼 인력으로 수행하는 사업만 활발하다는 것이다.

OKJSP는 “기술력이 아닌 단가 차익으로 이익이 발생하는 한 인력중개업체는 기술적으로 뛰어난 개발자를 원하지 않는다”며 “학력과 경력만 비슷하면 능력과 무관하게 같은 등급으로 평가받는 환경에서 기술 재교육이나 수능 선택 과목 채택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