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등 6개사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이 21일 마무리됨에 따라 경쟁구도의 윤곽이 잡혔다. 우투증권을 비롯해 아비바생명·자산운용·저축은행 등 4개사의 새 주인 자리를 놓고는 KB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 파인스트리트 등 3곳이 진검승부를 벌이게 됐다. 부실채권관리 회사인 우리F&I의 경우 10여곳의 금융회사와 사모펀드(PEF)가 몰려들면서 과열 경쟁 양상까지 보였다.

◆우리F&I 경쟁률 가장 높아

우리F&I가 뭐길래…10여곳 인수 '도전장'
그동안 우리투자증권 계열 4사 인수를 검토해온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은 막판에 발을 뺐다. 하지만 KB지주와 농협금융, 파인스트리트 등의 인수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본입찰에선 치열한 가격 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에 우투증권 계열을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증권업계 판도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우투증권의 자산은 26조9836억원(6월 말 기준)으로 국내 증권사 중 1위다.

우투증권을 제외한 아비바생명과 자산운용 등을 따로 사기 위해 예비입찰에 참여한 금융사와 PEF 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은 우리자산운용을 별도로 인수하기 위해 입찰에 참여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우투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3개사를 개별적으로 사겠다는 곳이 2곳 이상 돼 유효경쟁이 이뤄지면, 패키지에서 제외해 별도 매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F&I와 여신전문 금융사인 우리파이낸셜의 개별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도 금융회사와 국내외 PEF가 대거 참여했다. 우리F&I 예비입찰엔 KB지주, BS금융지주(부산은행), JB금융지주(전북은행), 대신증권, IMM 프라이빗에쿼티(PE), 한앤컴퍼니, 나무코프와 외국계 PEF 등 10곳 이상이 출사표를 던져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우리F&I는 연간 400억~50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알짜배기 회사”라며 “우리F&I가 보유하고 있는 3조4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 자산에 대한 평가가 인수가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파이낸셜 예비입찰에는 KB지주, 현대캐피탈, 메리츠금융, KT캐피탈, 대신증권과 외국계 PEF 등 5~6곳이 도전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KB·농협 우투證 놓고 격돌 예상

금융권은 최대 관심사인 우투증권 계열 인수전에선 KB지주와 농협금융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KB지주와 농협금융은 인수 자금을 동원할 능력이 있는 데다, 두 회사 모두 국내 금융산업 발전이라는 명분에 들어맞는다는 점에서 강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두 곳 모두 이사회 등 내부 공감대를 얼마나 얻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일부에선 파인스트리트가 의외의 다크호스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미 중국투자공사(CIC) 등 외국계뿐 아니라 국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우투증권 계열 예비입찰에 참여한 인수후보들은 인수가격으로 1조원 초·중반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우투증권 계열 4개사와 우리F&I, 우리파이낸셜에 대한 최종입찰 대상자(쇼트리스트)를 이르면 이달 말께 결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오는 12월 중순께 본입찰을 실시하고 공자위와 협의해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장창민/좌동욱/박신영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