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평균 패블릿 비중 7%인데 한국은 41%나 '큼직한 폰' 선호
삼성·LG 등 메이커들도 갤럭시노트·G2 등 판매 주력
미국은 아이패드 애용…10명 중 4명이 태블릿 사용
4년쯤 지난 지금 정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업 플러리(Flurry)는 최근 ‘한국 보고서: 맨 먼저 디바이스(기기) 시장이 성숙단계에 접어든 나라의 트렌드’란 것을 내놓았다. 한국 스마트폰 시장이 가장 먼저 성숙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게 핵심이다. 유난히 패블릿(화면이 5인치 이상 6.9인치 이하인 스마트폰) 비중이 큰 것도 특징이라고 꼽았다.
한국은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은 지 2년 반이 지난 뒤에야 아이폰을 도입했다. 그런데도 스마트폰 시장이 가장 먼저 성숙단계에 접어든 이유는 뭘까? 삼성 LG 팬택 등이 세계 스마트폰의 절반가량을 공급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또 국민 교육수준이 높고 첨단기술에 대한 적응이 빠른 것도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패블릿 비중이 높은 건 별개 문제다.
○성숙단계에 보조금 규제 강화

○패블릿 비중이 유난히 높은 나라
요즘 주위를 둘러보면 큼직한 휴대폰을 쓰는 사람이 많다. TV 드라마를 봐도 갤럭시노트같이 얼굴을 반쯤 가리는 패블릿이 많이 등장했다. 삼성이 갤럭시노트를 드라마 소품으로 제공하는 등 PPL(제품을 노출시키는 간접광고)에 적극 나서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패블릿을 많이 사용하는 게 현실이다. 플러리 보고서는 이 현상을 정확하게 진단했다.

반면 화면이 3.5인치 미만인 소형 휴대폰 비율은 세계 평균은 4%인데 한국은 제로다. 애플 아이폰이 속한 중형 휴대폰 비중은 세계는 69%, 한국은 54%. 메이커들이 갤럭시노트, LG G2, 베가 LTE 등 패블릿 판매에 주력한 결과이다.
○미국은 태블릿 보유율이 35%
미국은 태블릿 비중이 매우 높다. 시장조사기업 퓨인터넷이 최근 16세 이상 미국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이패드를 비롯한 태블릿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35%, 킨들이나 누크와 같은 이리더(전자책 단말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24%였다. 태블릿 또는 이리더를 가지고 있는 사람 비중은 43%. 미국인 10명 중 4명 이상이 태블릿이나 이리더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에서는 애플이 아이패드를 발매한 이후 태블릿 보유율이 해마다 빠르게 상승했다. 2010년 3%, 2011년 8~10%, 2012년 25%, 2013년 35%. 2011년까지만 해도 태블릿보다는 이리더 보유율이 높았는데 지금은 이리더 24%, 태블릿 35%로 태블릿이 11%포인트 더 높다. 2007년 시작된 ‘킨들 열풍’을 3년 늦게 나온 아이패드가 잠재웠다고 볼 수 있다.

김광현 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