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반부패' 운동 과정에서 부패관료의 '내연녀'가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SW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가 중국 신화통신을 인용한 바에 따르면 올 들어 온라인상에 폭로된 주요 부패사건에서 고발자의 15%가 내연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수치는 법제일보가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인터넷을 통해 고발된 26건의 공직자 부패사건에 대한 고발자를 분석한 결과 나온 것이다.

연구 결과 공직자 비리에 대한 고발자는 상인들이 약 2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내연녀가 뒤를 이었다. 사업가, 언론인, 인터넷 이용자도 주요 고발자로 나타났다.

또 공직자 부패사건의 대다수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고발됐다.

법제일보 연구자들은 "내연녀를 활용해 부패한 관료를 고발하는 것은 새로운 방식이 아니지만,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은 새로운 흐름"이라고 밝혔다.

내연녀의 폭로로 드러난 공직자 비리 사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류톄난(劉鐵男) 전 국가발전개혁위 부주임의 비리사건이라고 법제일보는 지적했다.

류 전 부주임은 내연관계에 있던 정부가 차이징(財經) 잡지의 부편집장 뤄창핑(羅昌平)에게 비리 혐의를 제보한 것이 발단이 돼 지난 5월 공직이 박탈됐다.

뤄 부편집장은 지난해 12월 웨이보를 통해 류 전 부주임의 비리를 실명으로 중국 공산당 기율검사위원회에 고발했다.

그는 류 부주임이 특정 사업가와 결탁해 2억 달러 이상의 거액 대출을 받도록 편의를 봐 주고, 아내 이름으로 이 회사 지분의 10%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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