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누가 체포될까"
무룽쉐춘(慕容雪村)이란 필명으로 잘 알려진 블로거 겸 작가 하오췬이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중국 블로거 단속하기'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중국 블로거들 사이에 요즘 가장 많이 이뤄지는 대화 주제라고 소개한 것이다.

그는 그러나 중국의 변화를 위해 희생은 불가피하다면서 자신을 포함해 블로거들은 이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무룽쉐춘은 칼럼에서 "체포 후보 대상자는 학자, 작가, 변호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민주주의와 자유를 토론하고, 정부를 비판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블로거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중국 당국은 지난 8월 표면적으로 온라인 루머를 단속한다는 미명 하에 사상 최대규모의 단속을 실시, 두려움 없이 정치적 견해를 드러내는 네티즌 수천명을 무차별적으로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쉐만즈(薛蠻子)라는 필명으로 1천200명의 팔로워를 두고 블로거로 활동해 온 미국 국적의 사업가 쉐비췬(薛必群).
쉐는 성매매 혐의로 체포됐지만 당시 신화통신은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모든 '빅5'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고 체포 배경을 명확하게 드러냈다고 무룽쉐춘은 지적했다.

앞서 중국 관영 매체들은 그동안 여러 차례 블로거들에게 활동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보냈으며 실제로 신화통신은 8월24일자 사설에서 "온라인 환경을 오염시키는 일부 블로거들은 모든 사람이 죽이고 싶어하는 길거리의 쥐처럼 대해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그는 소개했다.

당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가입자와 일간 이용자가 5억명과 5천400만명에 달하는 등 인터넷 공간이 중국인들의 생활 속에 자리잡기 시작한 가운데 블로거들이 일당독재를 비판하고 부패를 고발하는 것을 위협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무룽쉐춘은 주장했다.

게다가 유명 블로거들은 의견만 개진하는 게 아니라 정보의 허브 역할까지 하는 데 현재 당국의 검열시스템으로는 통제가 어려워져 결국 체포라는 수단을 쓰게 시작한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 같은 당국의 조치로 인해 최근 웨이보 등에서 네티즌들의 정치적 주장 등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고 개탄한 뒤 1950년대 비판적인 지식인들을 '우파'로 몰아붙인 '반우파운동'에 빗대 이를 '인터넷 반우파운동'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그때는 지식인들이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고립된 데 반해 오늘날에는 인터넷이 마치 대중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지지를 해줄 수 있는 광장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어 용기있는 사람이 앞장서면 다른 사람들이 뒤따른다는 점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