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프 외무 제네바서 이란측 제안 설명할 것"

이란이 이미 생산한 농축우라늄의 국외 반출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아라비야가 13일 보도했다.

이란 측 협상 대표단 일원인 압바스 아락치 외무차관은 국영방송에 "우리는 우라늄 농축의 양과 농도 수준, 방법 등을 놓고 협상할 것"이라면서 "다만 농축우라늄의 국외반출 문제는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아락치 차관의 이 같은 발언은 오는 15∼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소위 'P5+1'과의 핵협상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란은 그동안 자국 영토 내에서 우라늄 농축을 비롯한 평화적 핵 개발 권리를 포기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해 왔다.

그러나 P5+1이 요구해 온 농축우라늄의 국외반출 문제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지난달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6천774㎏의 저농축우라늄(농도 5%)과 20% 농축우라늄 186㎏을 생산, 보관 중이다.

이란은 또 20% 농축우라늄 187㎏을 이미 핵연료판용 산화 우라늄으로 가공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P5+1은 지난 2월 알마티 협상에서 고농축우라늄 생산 원칙적 중단, 이미 생산한 고농축우라늄 국외 반출, 포르도 지하 우라늄 농축 시설 가동 중단을 요구했다.

그 대가로 금과 일부 귀금속 거래 재개, 연구용 원자료 연료와 의료용 동위원소 확보를 위한 고농축우라늄 생산·보관 예외적 허용 등 일부 제재 완화와 유럽연합(EU) 차원의 추가 제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란은 지난 4월 협상에서 금융 제재 해제 시 20% 농도의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겠다는 등 기존보다 더 후퇴한 수준의 제안을 내놔 협상은 결렬됐다.

아락치 차관은 "우리는 이번 협상에서 합리적 시간표에 따라 모종의 결과를 낳을 수 있는 특별한 계획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반관영 뉴스통신 ISNA는 전날 구체적인 설명 없이 이란이 이번 제네바 핵협상을 위해 3단계 제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락치 차관은 또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이 첫 회의에 참석해 이란 측의 제안을 설명할 것이라며 이후의 협상은 자신이 주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협상은 서방과 화해를 도모하는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인 동시에 최근 로하니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전화통화를 계기로 양국 간 해빙 분위기가 무르익은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두바이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