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동결…내년 성장률 전망치 3.8%로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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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투자·소비 뒷걸음"
석달 만에 0.2%P 내린 김중수 총재 "경제 활력은 괜찮다"
석달 만에 0.2%P 내린 김중수 총재 "경제 활력은 괜찮다"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석 달 만에 4.0%에서 3.8%로 낮춘 데 대해 이유를 묻자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같이 반문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 회복세가 기대를 밑돌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 전망이 발표된 지 이틀째였다. 글로벌 변수에 민감한 한국으로선 눈높이를 따라 낮출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설비 투자를 비롯해 내수 경기의 개선 속도가 생각보다 더딘 것도 문제다.
◆신흥국 성장률 예상 밑돌아
한은은 또 내년 수출이 6060억달러로 올해보다 7.6% 늘고 수입은 5730억달러로 10.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보다는 경기가 좋아져 교역량이 늘겠지만 경상흑자 규모는 올해보다 180억달러 줄어든 45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설비투자 집행 더뎌
최근 회복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내수 부문에서도 눈높이를 낮췄다.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전망치 1.9%)보다 개선된 3.3%로 내다봤지만 7월 전망치(3.5%)보다는 낮췄다. 가계부채 부담과 높은 전세 가격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경기 회복의 열쇠인 설비투자 증가율을 7.0%에서 5.7%로 대폭 조정했다. 신 국장은 “소비는 굴곡 없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설비투자는 올해 연간으로도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설비투자 계획이 집행으로 이어지지 않고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8월 설비투자는 16개월 만에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본격적인 회복세를 예측하기엔 역부족이다.
◆시장에선 “너무 낙관적”
김 총재는 “내년 성장률이 3.8%라면 잠재성장률과 비슷하다”며 “경제활력이 7월 전망한 것보다 더 떨어진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 그쳐 디플레이션 조짐이 있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올해 물가상승률이 낮은 것은 원자재 가격이 안정된데다 무상보육 등 공급 요인이 크다는 설명이다. 수요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내년 물가상승률은 2.5%에 달할 것으로 봤다.
한은의 내년 전망치는 기획재정부(3.9%)보다 0.1%포인트 낮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은과 기재부가 큰 시각 차를 보이는 것 같진 않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여전히 낙관적 시각을 고집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민간이 바라보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3.5% 선”이라며 “중국 경제 회복 지연과 가계부채 부담을 감안할 때 한은의 전망치는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오락가락하는 한은의 시각이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한은은 지난 7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8%에서 4.0%로 끌어올렸다가 이번에 기존 수치로 되돌렸다. 민간연구소의 한 전문가는 “석 달 전 한은이 전망치를 무리하게 끌어올렸던 게 문제”라며 “중앙은행의 신뢰도에 타격을 받은 셈”이라고 꼬집었다.
김유미/서정환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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