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10일 경기도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을 열어 연구원들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제작한 신개념 이동수단 등을 선보였다. 자동차 앞유리를 활용, 가상 레이싱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리얼 레이싱’을 출품해 대상을 받은 전자제어개발팀 연구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은 10일 경기도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을 열어 연구원들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제작한 신개념 이동수단 등을 선보였다. 자동차 앞유리를 활용, 가상 레이싱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리얼 레이싱’을 출품해 대상을 받은 전자제어개발팀 연구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이 車, 알고보니 달리는 게임기
‘주차를 대신 해주는 로봇은 없을까?’ ‘힘들 때 나를 자동으로 움직여주는 아이언맨 갑옷이 있다면…’

누군가 한번쯤 생각해봤을 상상이 현실이 됐다. 10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2013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다. 기상천외한 발상들이 현대차 연구원들의 손에서 실물로 탄생했다.

올해는 ‘고객들의 소망 들어주기’를 주제로 모두 10가지 신개념의 이동 수단이 출품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영예의 대상은 30대 연구원들로 구성된 ‘니드 포 스피드’팀이 만든 자동차 안에 장착해 가상 레이싱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리얼 레이싱’에 돌아갔다.

게임기 형태인 이 제품은 자동차에 장착한 뒤 게임 모드로 전환하면 앞유리가 불투명해지면서 가상 시뮬레이션 화면이 나타난다. 차 안의 실제 핸들과 액셀러레이터, 브레이크를 조작하면 게임기처럼 레이싱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시동을 걸면 게임 화면이 꺼지고 앞유리가 다시 투명해진다. 스마트폰 게임도 차와 연동할 수 있으며 자동차가 정지된 상태에서만 게임이 실행돼 안전하도록 만들었다.

제품을 개발하는 데 사용된 전자제어 기술은 특허 출원을 준비 중이다. 제품 개발자인 진대성 현대차 전자제어개발팀 연구원은 “스피드를 즐기는 젊은이들을 위한 제품”이라며 “내년 말쯤 시판가능하며 가격은 49만원이면 적당할 것 같다”고 전했다.

최우수상은 유모차, 자전거, 킥보드 등 다양한 이동수단으로 변신할 수 있는 다목적 바퀴 ‘E.U.M’에 돌아갔다. 이 외에 하이브리드카와 자전거를 결합한 신개념의 이동수단 ‘힐링크루즈’와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위한 보행보조 로봇 ‘하이언맨’, 차 바퀴를 들어올려 자동으로 주차해주는 휴대용 공구상자 크기 로봇인 ‘주차의 제왕’ 등도 호평을 받았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과거에 비해 제품화와 관련한 시행착오가 줄었을 뿐 아니라 제품에 사용된 기술과 성능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는 시연장에서 제품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개발자가 땀을 뻘뻘 흘리는 광경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권문식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은 “실제 양산 가능한 실용적이고 시장성이 있는 제품들이 출품됐다”며 “젊은 연구원들의 실력과 창의성이 날로 향상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은 연말 출시할 신차인 그랜저 하이브리드카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연말 출시를 준비 중으로 연비는 쏘나타 하이브리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판매중인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16.8㎞/L로 일본 캠리 하이브리드(16.4km/L)보다 뛰어나다.

양 부회장은 무인 주행 자동차와 관련, “센서와 카메라 기술 등 다양한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앞으로 양산차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며 “현대차가 선보일 자율주행은 구글 방식과는 조금 다를 것”이라고 전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