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각료회의서 "확대해석 금물…정치적 바보짓 멈춰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며 미국은 아시아를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의무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의원들을 상대로는 '정치적 바보짓'을 멈추고 정부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으라고 촉구했다.

케리 장관은 이날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각료회의에 참석하고 나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런 입장을 밝혔다.

그는 셧다운과 관련해 "그 어떤 것도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헌신을 약화시킬 수 없으며 미국은 전 세계에서 우리의 책임과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셧다운을 이유로 APEC 정상회의를 포함한 아시아 순방 일정을 전면 취소한 데 맞물려 미국의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Pivot to Asia) 전략이 의심받는 데 대한 해명 성격으로도 읽힌다.

케리 장관은 셧다운의 영향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순방 일정 취소가 '약함'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 대신 APEC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 일정을 소화하는 그는 "현 상황을 '나약함의 순간'(moment of weakness)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믿지 않는다"며 "국내에서 이런 도전에 직면한 지도자라면 누구나 (순방 취소와 같은) 그런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또 "우리의 우방과 적들이 현재 미국의 일시적인 사건을 정치적 순간(moment of politics) 외의 것으로 잘못 이해하는 실수를 해서는 안된다"며 "미국은 예산을 확보할 것이고 군사력과 경제규모 면에서 여전히 세계 최고 강대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셧다운이) 길어지고 반복되면 사람들은 미국이 제 궤도를 유지하려는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 의심하게 될 것"이라며 "물론 이번 사태가 그렇게 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정치적 바보짓(political silliness)의 순간을 뒤로하고 제자리에 돌아갈 때 국제사회도 존중하고 동참하고자 할 것"이라며 "(셧다운을) 오늘 당장 멈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리<인도네시아> AP·AFP·dpa=연합뉴스)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