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밀레니엄 포럼] "구조조정 미룬 기업 반드시 대가 치른다…타이밍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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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내용 -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선제적 기업 구조조정 위해 채권단과 재무개선약정때 CP 등 시장성 채무 포함 논의"
"日금융사 수익 20% 해외서 벌어…해외진출 아름다운 실패 용인을"
"선제적 기업 구조조정 위해 채권단과 재무개선약정때 CP 등 시장성 채무 포함 논의"
"日금융사 수익 20% 해외서 벌어…해외진출 아름다운 실패 용인을"

최 원장은 이날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기업 구조조정은 절대로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구조조정 지연으로 최근 자금난을 겪고 있는 동양그룹을 반면교사 삼아 부실 우려가 있는 기업에 대해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 원장은 “선제적 구조조정을 위해 채권단과 재무개선약정을 체결할 주채무계열(대기업그룹)을 선정할 때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 등 시장성 여신도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금융 후진국으로 불리는 일본 금융회사들도 전체 수익의 20%가량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며 “국내 금융회사들도 해외에 진출해야 하며 이를 위해선 아름다운 실패나 열정 있는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 밀레니엄 포럼] "구조조정 미룬 기업 반드시 대가 치른다…타이밍이 중요"](https://img.hankyung.com/photo/201309/01.7883141.1.jpg)
▷차은영 이화여대 교수=회사채와 CP 등 시장성 채무가 많은 경우엔 주채무계열 선정에서 제외돼 선제적 구조조정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최 원장=기업 구조조정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이를 위해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다. 주채무계열을 선정할 때 CP나 회사채 등 시장성 채무를 포함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국내 금융시장이 포화상태다. 해외 진출을 독려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지 않은지.
▷최 원장=금융회사의 해외 진출을 독려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해외 시장은 한번 진출했다가 철수하면 다시 허가를 받기 어렵다. 그런 만큼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아울러 아름다운 실패를 용인하면서 꾸준히 진출을 독려해야 한다. 초기에 잘못됐다고 징계해서는 곤란하다. 조만간 이를 위한 실행방안을 만들어 발표할 예정이다.
▷장종현 부즈앤컴퍼니코리아 사장=해외 금융회사들은 금융위기 후 경영전략을 많이 바꾼 것 같다. 국내 금융감독 당국도 변화가 필요하다.
▷최 원장=전적으로 동의한다. 기술 발전에 따른 테크노금융도 새로운 부분이다. 선제적·예방적으로 금융시장을 이끌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김 원장=저축은행 사태가 일단락됐는데 이제 다 해결된 건가.
▷최 원장=큰 것은 다 지나갔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는 부동산 시장 회복과 관련이 있는 문제지만, 큰 피해는 없을 것이다.
▷김일섭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자동차보험 적자가 커지고 있는데.
▷최 원장=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해서 대응하기보다는 보험회사들이 자체적으로 경영을 합리화해서 흡수하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이재웅 성균관대 명예교수=국회가 ‘채무자대리인 제도’를 도입하려 한다.
▷최 원장=빚 독촉을 하루에 수십 번씩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채무자들의 고통이 크다. 대부업체와 채권추심회사들과 상의해서 하루 3회 이하로 독촉 횟수를 제한하기로 했다.
▷김영기 (주)LG 부사장=미소금융을 통한 저신용자 신용대출 제도가 도입됐는데 제대로 운영되고 있나.
▷최 원장=미소금융 제도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한 것은 한국적인 상황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방글라데시 그라민뱅크는 연대보증 제도가 있고, 사무실을 두지 않고 현장을 돌며 꾸준히 채무자 상황을 점검한다. 돈만 빌려줘서는 마이크로 파이낸싱(소액대출) 제도가 성공할 수 없다.
▷박봉수 안진회계법인 부회장=은행들이 같은 회계법인을 오랫동안 이용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지 않은지.
▷최 원장=하나의 회계법인이 계속 감사를 맡더라도 다른 곳에서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어떤지 고민해 보겠다.
▷이현승 SK증권 사장=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많이 사들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70원 정도에 이르면 외국인 매수가 멈추는 경향이 있는데.
▷최 원장=외국인 주식매수가 늘어난 지 약 한 달이 됐다. 적정 시간이 지나면 줄어들 것이다. 환율과의 관련성은 언급하기 적절하지 않다.
▷전삼현 숭실대 교수=골드만삭스가 판매한 말레이시아 채권으로 인해 국내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을 가능성이 있다.
▷최 원장=검사를 진행 중이라서 내용을 상세히 말하기는 어렵다. 외국·한국계 여부를 떠나 공정한 대응을 할 것이다.
▷이인실 서강대 교수=학생들이 졸업 후 가장 취업하고 싶은 곳이 금융권이다.
▷최 원장=문제는 사람이다. 학생들이 금융권 진출을 희망하지만 월급이 많아서 원하는 것이라면 잘못됐다. 열정을 가져야 한다.
▷문정숙 숙명여대 교수=금융교육 담당 기관이 금융위원회 금감원 기획재정부 등 여기저기 나뉘어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 국가적 전략이 필요하다.
▷최 원장=교육 주체가 꼭 통합될 필요는 없다. 협의체 수준에서 조정하는 것이 어떤가 한다.
▷차 교수=금융소비자원 분리를 앞두고 있는데.
▷최 원장=금융소비자 보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다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금융감독 체계를 바꾸려는 움직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한국 금융의 백년지대계를 위해 일관된 금융감독 체계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