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의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이 6년 만에 처음 감소했으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 1위국’이라는 오명은 벗지 못했다.

통계청은 25일 발표한 ‘2012년 사망 원인 통계’에서 지난해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가 1만4160명으로 전년보다 11.0% 감소했다고 밝혔다.

하루 38.8명꼴로 자살한 것으로 전년(43.6명)보다 5명가량 줄어든 수치다. 자살률도 28.1명으로 전년(31.7명)보다 11.8% 줄어들었다. 20대와 60대 자살률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재원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지난해 연예인 등 유명 인사의 자살 소식이 적어 ‘베르테르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고, 범국민적인 자살 방지 캠페인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자살에 많이 쓰인 제초제 그라목손의 제조·유통이 중단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OECD가 산출하는 평균 자살률 12%(한국 29%)보다 여전히 두 배 이상 높아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지는 못했다.

지난해 국내 사망자 수는 26만7221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70~80대 연령층에서 사망자 수가 크게 증가했고 10~30대 사망자는 줄었다.

사망 원인 1위는 암이었다. 10만명 중 146명이 사망, 전체 사망 원인 중 27.6%를 차지했다. 폐암 사망자가 33명으로 가장 많았고 간암(22명)과 위암(18명)이 뒤를 이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