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街 '가을 빅뱅' 닻올라…정기세일·방송개편·신메뉴 "꽉 잡아"
올해 '영업실적의 바로미터'가 될 가을 성수기를 맞아 유통가(街)가가 설렘 반 긴장 반으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예년보다 긴 추석 연휴로 '명절 특수'까지 기대할 수 있게 돼 유통업계 간 마케팅 경쟁이 그 어느 해보다 뜨겁다.

대표 유통채널인 백화점은 벌써부터 가을 정기 세일 준비에 한창이고 홈쇼핑업계는 '안방 고객'을 붙잡기 위해 방송 개편을 대거 시도했다. 외식업계는 신(新)메뉴로 진검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 백화점들 다음달까지 연일 '세일·세일·세일'…정기세일 전 행사 '북적'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추석 연휴 이후 곧바로 20일부터 29일까지 사은행사를 벌이고 '가을 장사'에 본격 시동을 건다. 추석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보다 큰 폭으로 급증해 소비심리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추석 선물 세트 매출은 전년보다 22%,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은 각각 33%와 2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사은행사 기간 중 신세계시티카드 신세계삼성카드 신세계포인트카드 이용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구매금액별 상품권을 증정하고 15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겐 패션가방도 제공할 계획이다. 다음달 2일부터는 곧바로 가을 정기세일에 들어간다.

현대백화점도 정기세일 전 '힐링위크'를 진행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1일부터 29일까지 9일 동안 주요 점포에서 명절 준비로 인해 피로해진 몸과 마음을 힐링시켜 줄 수 있는 다양한 행사, 이벤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행사로 압구정본점은 23일부터 26일까지 진도,근화, 성진,엘페 등 주요 모피브랜드가 참여하는 '명품모피패션 페어'를 진행하고, 27일부터 내달 1일까지 '치즈페스티벌'을 열어 프랑스 이태리 미국 등 각국 유명 치즈상품을 30%~50% 할인 판매한다.

천호점의 경우 국화차, 도라지차, 이태리 파마산치즈, 아몬드, 와플, 샐러드팩 등을 할인 판매하는 '가을 힐링 푸드 모음전'을 준비 중이다. 점포별로 구매금액대별 5% 상품권 증정행사와 상품권회수를 위한 다양한 가을 패션 상품전은 항상 준비된 이벤트다.

롯데백화점 역시 다양한 이벤트 준비로 바쁘다. 특히 롯데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의 연휴인 중추절(9월9~21일)과 국경절(10월1~7일)을 염두에 두고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에선 16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중국인 쇼핑왕을 찾아라' 이벤트를 열어 세금환급 금액을 기준으로 가장 많이 구입한 고객 1명씩 모두 2명을 선정해 500만원 상당의 황금 돼지와 한국 왕복 항공권을 증정하는 등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유통街 '가을 빅뱅' 닻올라…정기세일·방송개편·신메뉴 "꽉 잡아"
◆ 홈쇼핑은 '패션쇼'로 안방에서 판매 전쟁 예고…가을 개편 잇따라

홈쇼핑업계의 선두주자인 CJ오쇼핑은 가을을 맞아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대거 선보이며 가을 맞이 개편을 진행 중이다. 지난 6일 방송된 '오 패션 디자이너'의 경우 올 가을 새롭게 편성된 대표 프로그램이다.
이 방송은 세계적인 명성의 한류 디자이너들이 해외 컬렉션에서 내놓은 작품들을 선보인 데다가 최범석 고태용 박승건 최지형 등 떠오르는 디자이너들과 콜라보레이션(협업)한 상품들도 선보였다.

지난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스타일 온 에어'도 오는 27일 새로운 모습으로 개편된다. 이 프로그램은 고객과 실시간 소통 서비스인 '실시간 카카오톡 서비스'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고객 요청에 따라 의상을 갈아입는 등 생방송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킬 계획이다.

GS샵은 그간 패션 프로그램에서 파리 뉴욕 밀라노 런던 등에서 진행해온 패션쇼 영상을 적극 활용해 '가을 안방'의 시선을 다시 한번 끌어모을 전략이다. GS샵은 특히 쇼핑호스트의 설명 위주 방송 형식을 탈피하고 '쇼퍼테인먼트(쇼핑+엔터테인먼트)'로 차별화해 고객들이 방송에 직접 참여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토크쇼 코메디 방식으로 방송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가을 장사'를 위해 정상급 디자이너 10명(김석원, 윤원정, 홍혜진, 한상혁, 김재환, 이재환, 주효순, 젬마홍, 조성경, 박성철)과 신규 브랜드 론칭을 협의중이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홈쇼핑 패션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다는 포부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30대 여성층을 공략하는 캐주얼 패션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선보여 지난해 대비 의류 매출을 40% 이상 신장하겠다는 게 올 가을 목표다.

롯데는 이를 위해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 브랜드를 비롯해 총 22개 브랜드를 대거 론칭해 국내 홈쇼핑 패션 시장의 판도를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인기 패션 오디션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에 참가했던 김홍범 디자이너의 브랜드 ’크레스에딤(CRES.E.DIM)’ 소문난 패셔니스타 배우 김세아의 ‘mia miya by seah’’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여성캐주얼 브랜드 ‘타스타스(TASSE TASSE)’ 등의 론칭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홈쇼핑도 가을 시즌을 맞아 진행하는 고정프로그램을 강화할 예정이다. 먼저 패션상품 전문 고정 프로그램인 '스타일톡'의 시즌2를 통해 기존 1시간 진행하던 방송을 2시간으로 확대 개편하고 신규 론칭 브랜드를 소개한다는 것. 캠핑 및 가을 나들이 관련 레포츠 상품 전문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오는 31일 저녁 7시 40분부터 2시간 특집 생방송으로 'F/W 시즌 의류 신상품 특집쇼'를 진행, 신규 디자이너 브랜드인 '로사W'를 첫 론칭하고 인기 브랜드 '엘렌 트레이시'와 '맥앤로건' 가을 신상품을 동시에 선보일 계획이다.
유통街 '가을 빅뱅' 닻올라…정기세일·방송개편·신메뉴 "꽉 잡아"
◆ 외식업계 '가을 입맛' 노린 신제품 출시 봇물…감성 입힌 콜라보레이션도 등장

음식료업계를 포함한 외식업계는 잇단 가을용 신세품 출시로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가을 낭만'을 입히 유명 작가와 콜라보레이션 제품도 등장하는 등 업체 간 판매 경쟁이 가장 뜨겁다.

CJ제일제당은 자사의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인 쁘띠첼의 가을 판매를 위해 뉴욕 홈 스파 브랜드 블리스와 콜라보레이션 제품인 '프루티 박스(Fruity box)'를 출시했다. 프루티 박스는 자몽이 들어간 쁘띠첼 디저트와 블리스 바디세트로 구성된 한정 패키지로 9월 한 달 간 판매된다. 무엇보다 자몽의 경우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환절기 일교차가 큰 날씨에 생체 리듬이 무너지고 피부가 건조해질 때 영양을 공급하기에 적당하다고 CJ 측은 강조하고 있다.

KFC는 피크닉의 계절인 가을을 겨냥해 'KFC 피크닉박스'로 10월까지 마케팅에 돌입했다. 이 피크닉박스는 '치킨 피크닉박스'와 '치킨&버거 피크닉박스' 2종으로 판매되며 행사 기간 중 구매하면 피크닉매트 등 경품을 받을 수 있다.

베이커리 업체인 뚜레쥬르도 풍성한 수확의 계절 가을을 맞아 국내에서 여문 제철 재료를 담아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충남 예산 사과를 활용한 순사과시리즈를 비롯해 '순고구마 38'제품으로 고구마를 듬뿍 넣었고(고구마 함량 38%) '순 우리밤초코케이크'의 경우 지리산 자락의 하동과 산청 그리고 공주의 알찬 밤을 듬뿍 담았다는 것.

유명 작가와 '가을 낭만'을 담은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선보인 곳도 있다. 정통 에스프레소 전문점 엔제리너스커피는 가을 시즌 한정으로 신제품 ‘화이트 마끼아또’와 ‘카페 티라미수' ‘밀키 바닐라 더블샷’ 등 3종을 선보였다.

엔제리너스커피는 특히 패션 일러스트 작가 '스티나 페르손'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 중인데 스티나 페르손의 작품으로 꾸며진 종이컵과 컵홀더 등을 포함해 이달 말부터 매장 디스플레이, 바리스타 복장과 메뉴 보드까지 새롭게 구성할 예정이다.


이밖에 카페베네는 가을에 어울리는 다양한 베이커리 디저트 5종과 과일 향 가득 담긴 음료 1종을 지난 3일부터 출시했고, 글로벌외식문화기업 MPK그룹이 운영하는 수제머핀 커피전문점 마노핀도 가을을 맞이해 기존 머핀 라인에 쉬폰과 스콘 라인을 추가한 신제품 10종을 선보였다.


'아메리칸 그릴&샐러드' 애슐리의 경우 올해 가을 시즌 메뉴 'All day Brunch in New York'을 새롭게 선보이면서 미국 동부 지역의 브런치 메뉴를 애슐리 스타일로 재해석해 출시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시즌 메뉴는 12종의 샐러드바 메뉴와 4종의 메인 메뉴이며 샐러드바 메뉴는 클래식매장과 W매장에 따라 다르게 선보여 고객이 선호에 따라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마련됐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