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양적완화 규모를 유지키로 했다. 채권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으로 국내 채권금리가 하락을 시도할 것으로 봤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Fed·연준)은 FOMC 9월 회의 결과, 매달 850억달러 규모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현재 노동 시장의 상황이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며 양적완화 규모 유지 결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연준의 결정 이후 미국채 10년물의 금리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공급 규모가 유지된다는 것은 주식과 채권 시장 모두에 좋은 소식"이라며 "미국은 물론 아시아 국채금리도 0.1% 이상 빠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채권금리도 하락을 시도할 것이란 예상이다.

그러나 금리하락이 추세적으로 진행되기는 힘들 것으로 봤다. 윤 연구원은 "한국 채권금리는 국고채 10년물이 고점보다 0.2% 정도 미리 빠져 수준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의 이번 결정이 예상 외라고는 하지만 늦어도 연내에는 양적완화 축소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양적완화 축소의 연기 정도로 금리추세가 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채권금리는 0.10~0.15% 정도의 하락여력이 있으나, 이후에는 비중축소에 들어가야 한다는 조언이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기회복에 따라 채권금리가 중장기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이를 감안하면 단기 금리하락 이후 채권 비중축소도 고민해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적완화 축소 시기의 지연은 세계 경기회복세 강화와 위험자산 선호를 통해 궁극적으로 금리상승세를 재개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다음달 초까지는 금리상승 요인이 없어 단기 매수(Trading Buy) 관점에서 접근하되, 이후에는 차익실현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