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희
홍은희
여배우들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새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전에는 대부분 신비주의를 고수하며 주로 작품이나 CF를 통해서만 대중과 만났던 여배우들이 적극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밀고 있는 것.

MC 부문에서는 올초부터 김희선이 SBS ‘화신’의 안방마님으로 나선 데 이어 성유리는 지난달 한혜진의 바통을 받아 ‘힐링캠프’ MC석을 꿰찼다. 홍은희는 김구라와 콤비를 이뤄 케이블TV tvN ‘택시’의 운전대를 잡았다. 이들은 모두 솔직함을 무기로 한 돌직구 화법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김희선과 홍은희는 때로는 생활에서 묻어나는 ‘아줌마다움’을 과시하며 억척스러움을 드러내는가 하면 성유리도 걸그룹 출신의 원조 요정임을 무색하게 하며 ‘힐링캠프’ 첫 방송에서 “요즘 내 인기가 주춤했다”는 식의 발언도 서슴지 않아 웃음을 자아냈다.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에서도 여배우들의 활약이 점차 늘고 있다. SBS ‘런닝맨’의 송지효는 일찌감치 ‘멍지효’라는 별명을 얻으며 매주 맨얼굴로 멤버들과 질주하고 있고 ‘정글의 법칙’의 한고은 이수경 전혜빈 등도 험난한 정글 적응기를 몸으로 보여줘 호평받았다. 김희애 윤여정 등 중견 여배우들도 tvN ‘꽃보다 할배’의 나영석 PD가 기획 중인 새 예능 프로그램 출연 여부를 검토 중이다.

성유리
성유리
이쯤되면 ‘여배우 예능 전성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고함의 대명사로 불려왔던 이들 여배우가 때로는 과감히 민낯을 드러내며 예능 프로그램에 나선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여배우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변한 것이 큰 이유다.

이전에는 여배우란 어떠해야 한다는 일종의 기준이 은연 중에 존재했지만 최근 시청자들은 좀더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SBS ‘힐링캠프’ ‘화신’의 최영인 PD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전형적인 여배우의 모습보다는 조금 부족하고 엉성해 보여도 가식 없고 꾸미지 않는 모습에 대중들이 공감하고 인간미를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여배우의 입장에서는 이미지 변화의 계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단아함의 대명사인 수애는 최근 KBS 2TV ‘1박 2일’에 출연하며 영화와는 사뭇 다른, 털털하고 발랄한 모습으로 관심을 모았다. 이런 다양한 코드들은 이후 배우로서 연기 폭을 넓히는 데도 플러스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 방송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예능 프로그램이 다양한 포맷을 시도하고 있는 지점과 맞물려 여배우들의 예능 진출도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기를 깨는 여배우들의 예능 프로그램 속 활약이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 주목된다.

장서윤 텐아시아기자 ciel@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