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공개한 1600cc급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니로’.  버터플라이 도어(나비날개 모양의 문) 방식을 채택했다.   /연합뉴스
기아차가  공개한 1600cc급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니로’.  버터플라이 도어(나비날개 모양의 문) 방식을 채택했다.   /연합뉴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양웅철 현대자동차그룹 연구개발총괄 담당 부회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개막한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기자와 만나 “대부분의 업체들이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를 출품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 부회장은 “자동차 업계가 휘발유와 디젤을 연료로 하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서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넘어가는 중요한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대·기아차의 연구개발(R&D)을 총괄하고 있다.

○“쏘울 전기차 내년 4월 출시”

양 부회장은 “현대·기아차도 친환경차 시대를 착실하게 준비해왔다”며 “내년 4월 기아차 ‘쏘울 EV(전기차)’를 내놓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친환경차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 계획에 대해서도 처음 밝혔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일반 가정에서 충전해 쓸 수 있는 배터리를 장착한 하이브리드차(휘발유·전기 혼용차)를 말한다. 이번 모터쇼에서 메르세데스 벤츠가 ‘S클래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처음 내놨고 BMW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인 ‘i8’을 선보였다.

양 부회장은 “유럽 업체들은 배기가스 규제를 만족시키면서 주유와 충전을 통해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현대차도 내년 6월께 준중형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고 기아차도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도 전기차 등 친환경차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며 “쏘울 전기차에 큰 기대를 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그는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와 연비 등 구체적인 사양은 밝힐 수 없지만 경쟁업체들과 비교해 손색없는 수준”이라며 “수소연료전지차에서 선두주자의 입지를 다진 만큼 다른 친환경차 경쟁에서도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고성능 모델 개발·판매 확대”

현대차는 이날 프레스 콘퍼런스를 통해 2017년까지 4년간 22개의 신차를 출시, 유럽 시장 점유율 5%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양 부회장은 이와 관련, 고성능 모델의 개발과 판매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기아차 ‘K5 터보 GDI’처럼 출력이 높고 뛰어난 주행성능을 갖춘 차량을 늘려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고 수익성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내년부터 i20를 개조한 차로 포뮬러원(F1)과 세계 최대 자동차 경주대회 중 하나로 꼽히는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참가할 예정이다. 양 부회장은 “WRC 참가를 통해 얻게 될 다양한 데이터와 노하우를 고성능 차량 개발에 활용할 것”이라며 “지난 6월 독일에서 문을 연 현대차 뉘르부르크링 테스트센터에서 이를 검증하고 개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는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참석, 눈길을 끌었다. 손 고문은 현대·기아차 부스를 둘러본 뒤 “유럽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발전상을 보고싶어 왔다”고 했다.

프랑크푸르트=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