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건 감사원장은 26일 "재임 동안 안팎의 역류와 외풍을 막고 직무의 독립성을 한 단계나마 끌어올리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물러서는 마당에 돌아보니 역부족을 절감한다"며 사퇴 배경을 밝혔다.

양 원장은 이날 오전 11시께 감사원에서 열린 이임식에 참석해 "사임은 개인적 결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양 원장은 이임사에서 "정부 교체와 상관없이 헌법이 보장한 임기 동안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그 자체가 헌법상 책무이자 중요한 가치라고 믿어왔다"고 전제한 뒤 "이 책무와 가치를 위해 여러 힘든 것을 감내해야 한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업무 처리 과정에서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을 덮어버리거나 부당한 지시를 내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다행스럽게 여긴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국민들께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으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감사 업무의 최상위 가치는 뭐니뭐니 해도 직무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이라며 "현실적 여건을 구실로 독립성을 저버린다면 감사원의 영혼을 파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양 원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3월 임명돼 약 1년7개월의 임기를 남겨놨다. 양 원장의 사임으로 청와대는 후임 감사원장 인선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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