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할당을 둘러싼 이동통신사들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중반부로 접어들었다. 이동통신 3사는 '탐색전'으로 전반전을 보냈지만 후반전에는 어떠한 승부수를 던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경매 5일차인 전날까지 29라운드까지 진행됐으며, 입찰금은 2조434억원을 기록했다. 매일 6라운드가 진행됐지만, 전날에는 5라운드까지만 이뤄졌다. 밴드플랜2가 이틀 연속 승자밴드플랜이 됐으며, 승자 수는 1개 사업자였다.

입찰금액의 오름폭은 4일차 540억원에서 전날 92억원으로 급감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주파수 경매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대(對) KT의 대립 구도를 유지해 왔다. 남은 30∼50라운드의 입찰에서도 주파수 주인이 정해지지 않으면 '밀봉입찰' 방식으로 단판승부를 내야 한다.

밀봉입찰은 단 한 차례 원하는 주파수 대역과 입찰가를 제시해 낙찰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업계는 이번 경매가 밀봉입찰까지 가게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KT는 경매가 시작되기 전부터 밴드플랜2의 'D2' 블록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KT가 D블록을 가져갈 경우 추가적으로 큰 설비투자 없이 'LTE-A'와 유사한 광대역 LTE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KT는 기존 단말기를 교체하지 않고 광대역 LTE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이득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의 D2 블록 확보를 저지해야 하기 때문에 밴드플랜1을 선호한다. 3사 중 유일하게 1.8㎓ 대역이 없는 LG유플러스만 C1에 입찰할 수 있다는 조건도 달려있다.

반면 이번 경매에서 3사는 최대한 원하는 블록의 가격을 '올리지 않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원하는 대역의 입찰가가 너무 높아지는 것을 막으려고 일부러 원하지 않는 대역에 입찰하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SK텔레콤은 A1과 B1을, LG유플러스는 A1, B1, C1을 넘나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KT도 D2의 입찰가가 너무 높아지지 않도록 때때로 A2, B2, C2에 입찰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각 사업자는 동시오름입찰 단계에서 입찰가를 가장 많이 올려놓은 블록에만 밀봉입찰 가격을 무제한으로 적어낼 수 있고, 그렇지 않은 블록에는 특정 금액 이상 입찰하지 못하게 돼 있다.

동시오름입찰에서도 원하는 블록에 일관성 있게 입찰하도록 하는 장치다.

지금의 2대 1 구도가 무너진다면 3사의 전략은 더욱 복잡해진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실리를 챙기고자 밴드플랜2의 A2, B2, C2 블록으로 이동하거나, KT가 D2 블록의 입찰가를 감당하지 못해 다른 블록으로 옮길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달 말에나 경매 윤곽이 잡힐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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