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세에 영문학박사 도전하는 권노갑 고문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83·오른쪽)이 한국외국어대 역대 졸업생 중 최고령 석사가 됐다. 권 고문은 23일 서울 이문동 한국외대 오바마홀에서 열린 학위 수여식에서 영문학 석사학위와 함께 특별상을 받았다.

박철 총장(왼쪽)은 수여식에서 “권 고문은 81세에 11학번으로 대학원에 입학해 놀라운 학구열을 보여줬다”며 “이런 모습이 수업을 함께한 젊은 학생들의 귀감이 됐다”고 말했다. 2011년 9월 한국외대 대학원 영문학과에 입학한 권 고문의 논문 제목은 ‘존 F 케네디의 연설문에 나타난 정치사상연구’다.

6·25전쟁 당시 유엔군 통역관으로 군 복무한 권 고문은 정계에 몸담기 전 목포여고에서 영어교사로 3년간 교편을 잡는 등 영문학과 인연이 깊다. 대학(동국대) 학부 전공은 경제학이었지만 영문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했다. 권 고문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대학 시절 양주동 박사의 ‘영시(英詩) 100선’ 강의가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2009년엔 영문학 대학원 공부를 준비하기 위해 미국 하와이대로 6개월간 어학연수를 떠나기도 했다. 권 고문은 정치인으로서 수십년간 정계를 누빈 경험을 더해 40대 젊은 대통령의 이상주의와 뉴프런티어 정신을 논문에 다뤘다. 권 고문은 다음 학기부터 영문학과 박사과정에 들어가 학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