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를 겨냥한 이집트 정부의 유혈 진압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이 이집트에 대한 군사 지원을 잠정 중단했다고 CNN 등 외신들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은 패트릭 레이히 미국 상원의원(민주·버몬트)의 대변인인 데이비드 칼이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레이히 의원은 상원 대외지원 소위원회 위원장이다.

미국 온라인매체 데일리비스트는 2013회계연도(2012년 10월~2013년 9월) 지원액 약 13억달러 중 아직 이집트 군부에 전달되지 않은 5억8500만달러(약 6556억원)와 이집트 정부가 이미 대금을 지급한 아파치 헬리콥터의 인도 등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현행법상 미국이 이집트의 정권 전복을 쿠데타로 판단할 경우 군사 지원을 해선 안 된다. 하지만 일시적인 지원 중단은 쿠데타 여부에 대한 판단과 상관없이 시행할 수 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일시적으로 대(對) 이집트 군사 지원을 제한하고, 쿠데타인지에 대한 판단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언제까지 군사 지원을 중단할지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집트를 상대로 한 경제 원조 중단 여부의 정책 결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하는 데 그쳤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