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14일 "북한이 갑자기 회담을 제의한 것을 두고 우리 사회에서 '북한이 굴복했다'는 표현을 쓰는 것을 봤는데 정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최근의 한반도 정세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주제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초청 강연회에서 "북한이 개성공단 문제를 일으켰고, 안 벌어졌으면 좋았을 텐데 벌어졌다"며 "여기서부터 남북이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겠고, 그런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지난 몇 달 동안 개성공단 문제를 마주하면서 세 가지를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되뇌었다"며 "이 문제를 당장 풀어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을 갖거나 마냥 나중의 일로 던져버리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침착하게, 좀 멋있게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 장관은 "북한이 도발적 언동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우리가 하겠다고 하는 것에 대해 국민 전체로 봤을 때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분들이 많다"며 "정부는 전체 국민의 뜻을 잘 헤아려 정책을 수행하는 것이지 해당하는 분야의 생각만 좇아서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도적 대북지원단체 5개의 지원을 승인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며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더 폭을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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