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국내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걸쭉한 맛의 에일맥주를 다음달부터 내놓기로 했다. 오비맥주도 에일맥주를 생산한다는 방침이어서 그동안 라거맥주만 생산하던 국내 업체들에 새로운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게다가 내년 상반기부터 제3의 맥주회사인 롯데주류가 맥주 생산을 시작하고, 하우스맥주(술집에서 자체 시설로 만든 맥주)도 마트 등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돼 맥주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세계 맥주시장에서 라거맥주와 에일맥주의 점유율 비중은 각각 70%와 30%이며 국내 시장은 95%와 5%로 라거맥주가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수입 맥주가 크게 증가하면서 에일맥주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맥주는 효모를 발효시설 위아래 중 어디에서 발효시키느냐에 따라 에일맥주와 라거맥주로 나뉜다. 발효시설 위쪽에서 발효시키는 에일맥주는 알코올 도수가 높고 묵직한 맛이 특징이다. 기네스(아일랜드) 호가든(벨기에) 에딩거(독일) 등이 있다. 반면 라거맥주는 발효시설 아래쪽에서 낮은 온도로 발효시킨다. 카스 하이트 버드와이저(미국) 하이네켄(네덜란드)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최근 개편된 주세법도 에일맥주 활성화에 불을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개정안에서 하우스 맥주의 외부 유통이 허용되면서 하우스 맥주 시장 확대가 가능하게 됐다. 롯데주류의 가세 역시 맥주시장의 지각 변동을 불러올 전망이다. 롯데주류는 최근 공장을 건설 중인 충북 충주시에 임직원 30여명을 전입시켰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