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과 아랍권이 시도했던 이집트 군부와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 세력간 중재가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이집트 총리가 무르시 지지 시위대를 해산하겠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이집트 대통령실은 7일 성명을 내고 과도정부와 무슬림형제단의 교착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서방과 아랍권 외교관들의 노력이 실패로 끝났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이어 “열흘 전 시작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기대했던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젬 엘베블라위 총리는 대통령실 발표가 나온 뒤 곧바로 국영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카이로의 이슬람주의자 시위대는 해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무르시 지지 시위대에 조속히 자진 해산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발표는 과도정부를 이끄는 이집트 군부가 무르시 지지 세력을 상대로 마지막 결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들을 무력으로 진압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엘베블라위 총리는 “지금까지 금식성월인 라마단으로 농성촌을 해산하지 않았다” 며 “라마단 금식은 오늘 밤으로 끝난다”고 말해 해산 작전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앞서 이집트 관영 일간 알아흐람은 전날 “현재의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미국과 유럽,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특사들의 무슬림형제단 설득 작업이 실패로 끝났다고 정부가 곧 선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