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대회에서 5년이 넘도록 우승컵을 안지 못하고 있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자신과 ‘찰떡 궁합’인 대회에서는 펄펄 날았다.

우즈는 4일(한국시간)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3라운드에서 2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15언더파 195타로 2위 헨릭 스텐손(스웨덴)에 7타 앞선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시즌 5승과 프로 통산 79승이 확정적이다. 우즈는 지금까지 45차례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서 43승2패의 압도적인 우승 확률(95.5%)을 보이고 있다.

우즈는 이번 대회장인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CC 남코스(파70·7400야드)에서 1999~2001년 3연패와 함께 2005, 2006, 2007, 2009년 등 총 7승을 거뒀다. 이번에 우승하면 베이힐CC(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와 토리파인스GC(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 US오픈)에 이어 세 번째로 한 코스에서 8승을 기록하게 된다.

특히 사상 처음으로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두 번째 단일 대회 8승을 거두는 진기록도 수립한다. 지금까지 단일 대회 8승을 한 선수는 샘 스니드(미국·그린즈버러오픈)와 우즈뿐이다. 아울러 투어 최다승을 보유하고 있는 스니드의 82승에 3승 차로 따라붙게 된다.

우즈는 전날 절정의 퍼팅감을 과시하며 자신의 베스트 스코어인 9언더파 61타를 몰아쳐 독주 체제를 갖췄다. 우즈는 2000년 대회에서도 61타를 친 적이 있고 1999년 바이런넬슨챔피언십, 2005년 뷰익오픈 등에서 총 네 차례 61타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3라운드에서는 티샷이 자주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애를 먹었다. 페어웨이 적중률이 절반에 불과했다. 우즈는 티샷 난조에도 불구하고 버디 5개와 보기 3개로 2타를 줄이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이날 1번홀(파4)에서 3.6m 버디를 낚은 우즈는 2번홀(파5)에서 ‘2온’에 성공한 뒤 12m 이글 퍼팅은 놓쳤으나 버디를 추가했다. 4번홀(파4)에서 티샷이 슬라이스가 난 뒤 그린까지 놓쳤으나 웨지샷을 홀 1m로 붙여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8번홀(파4)에서도 티샷이 오른쪽 러프에 빠진 데 이어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벗어났으나 어프로치샷이 홀에 들어갈 뻔했다. 9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한 우즈는 10번홀(파4) 1.5m 버디로 바로 만회했다.

13번홀(파4)에서는 그린 왼쪽 경사면 러프에서 어프로치샷을 그대로 홀인시켜 버디를 잡아내는 ‘매직샷’으로 갤러리들을 열광시켰다. 그러나 14, 16번홀(이상 파4)에서 티샷이 모두 벙커에 빠지면서 연거푸 보기를 기록했다. 17번홀(파4)에서는 147야드를 남기고 9번 아이언으로 홀 2m 옆에 볼을 떨군 뒤 버디를 잡았고 18번홀(파4)에서는 그린을 놓쳤으나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