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무한 정쟁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 민주당이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사건의 국정조사 파행을 빌미로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역시 한치의 물러섬 없이 강경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으로 불거진 여야 간 ‘강(强) 대 강(强)’ 대치 국면이 40일 넘게 지속되면서 민생 현안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정치권에서 강경파에 휘둘리는 이른바 ‘왝 더 독(wag the dog·개의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것)’ 현상으로 타협 정치는 실종됐다.

여야는 2일 국정원 국정조사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파행의 책임을 상대에게 떠넘기며 ‘핑퐁’ 식 입씨름을 계속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서울광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은 국조 무력화에 성공했다고 낄낄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대해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거리로 나가 일방적인 구호만 외칠 때가 아니라 민생 현장 속으로 들어가 국민 목소리를 들어야 할 때”라고 반박했다.

정치권에선 3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야권의 대국민보고대회가 향후 정국의 흐름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야 힘겨루기가 장기화되면서 부동산시장 활성화 등 경기 부양을 위한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가 연기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