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STX·SPP·성동·대선조선 여신 '요주의' 분류 허용…채권은행단, 충당금 부담 줄어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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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1조이상 수익 기대…'잠재부실 키운다' 지적도
금융감독 당국이 STX조선해양에 이어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대선조선 관련 여신도 정상 바로 아래 등급인 ‘요주의’로 분류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은행들은 여신의 20% 이상을 충당금으로 쌓아야 하는 ‘고정’으로 분류해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나 수익 방어에 숨통을 틀 수 있게 됐다. ‘요주의’ 여신은 7% 이상을 충당금으로 쌓으면 된다.
○자율협약 채권 ‘요주의’가능
은행들은 당초 자율협약 기업에 대한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했다. 그런데 지난해 우리은행이 감사원 감사에서 성동조선 등에 대한 대출을 요주의 분류한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자 금융감독원은 감사원 지적을 고려해 STX조선해양을 비롯한 채무조정 예정 기업 여신을 ‘고정 이하’로 분류하도록 지도했다.
이에 대해 채권단이 STX조선해양 등 주요 기업을 살릴 인센티브가 없어진다며 크게 반발하자 지난 30일 이를 철회했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감사원에서 금감원에 ‘문제가 커지는 것 같다. 감사 지적 내용이 반드시 채무조정 기업 여신을 고정 분류하라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알려왔다”며 “구조조정이 깨지는 비용이 더 크다는 정책적인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은행 이익 1조원 이상 늘 것”
전문가들은 4대 자율협약조선사에 대한 은행권 여신이 13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여신 분류는 이익을 1조원 이상 늘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변화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다. 산업은행의 STX조선해양 관련 여신은 약 1조5000억원이다. 이를 고정으로 분류하면 STX조선해양의 실사 결과에 따라 34%가량의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은행 당기순이익이 약 4000억원 줄어들 수 있었던 셈이다.
수출입은행은 충당금보다 부실채권 비율에 큰 영향을 받는 상황이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4대 조선사 채권을 모두 고정 분류시에는 부실채권 비율이 1분기 0.74%에서 2분기에 3%대 후반까지 뛸 수 있었다”며 “이를 요주의로 분류하면 이 비율이 0.74%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농협은행의 경우엔 2분기 STX조선해양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해 1600억원의 충당금 적립 규모를 줄일 수 있게 됐다. 당초 고정으로 분류했을 경우 3100억원을 충당금으로 쌓아야 했지만, 2분기에 1500억원만 쌓아도 된다.
다만 산은과 수은, 농협은행 등을 제외한 시중은행들은 그대로 STX조선해양 여신을 고정으로 분류할 방침이다. 여신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데다 이미 STX조선해양 관련 대출과 보증에 대해 20% 이상의 충당금을 쌓아놨기 때문이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2분기에 각각 640억원, 26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충당금 적립비율로 따지면 각각 20~25% 수준이다.
일각에선 자율협약 기업에 대한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하는 게 잠재적 부실 요인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은/장창민/김일규 기자 selee@hankyung.com
○자율협약 채권 ‘요주의’가능
은행들은 당초 자율협약 기업에 대한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했다. 그런데 지난해 우리은행이 감사원 감사에서 성동조선 등에 대한 대출을 요주의 분류한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자 금융감독원은 감사원 지적을 고려해 STX조선해양을 비롯한 채무조정 예정 기업 여신을 ‘고정 이하’로 분류하도록 지도했다.
이에 대해 채권단이 STX조선해양 등 주요 기업을 살릴 인센티브가 없어진다며 크게 반발하자 지난 30일 이를 철회했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감사원에서 금감원에 ‘문제가 커지는 것 같다. 감사 지적 내용이 반드시 채무조정 기업 여신을 고정 분류하라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알려왔다”며 “구조조정이 깨지는 비용이 더 크다는 정책적인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은행 이익 1조원 이상 늘 것”
전문가들은 4대 자율협약조선사에 대한 은행권 여신이 13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여신 분류는 이익을 1조원 이상 늘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변화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다. 산업은행의 STX조선해양 관련 여신은 약 1조5000억원이다. 이를 고정으로 분류하면 STX조선해양의 실사 결과에 따라 34%가량의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은행 당기순이익이 약 4000억원 줄어들 수 있었던 셈이다.
수출입은행은 충당금보다 부실채권 비율에 큰 영향을 받는 상황이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4대 조선사 채권을 모두 고정 분류시에는 부실채권 비율이 1분기 0.74%에서 2분기에 3%대 후반까지 뛸 수 있었다”며 “이를 요주의로 분류하면 이 비율이 0.74%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농협은행의 경우엔 2분기 STX조선해양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해 1600억원의 충당금 적립 규모를 줄일 수 있게 됐다. 당초 고정으로 분류했을 경우 3100억원을 충당금으로 쌓아야 했지만, 2분기에 1500억원만 쌓아도 된다.
다만 산은과 수은, 농협은행 등을 제외한 시중은행들은 그대로 STX조선해양 여신을 고정으로 분류할 방침이다. 여신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데다 이미 STX조선해양 관련 대출과 보증에 대해 20% 이상의 충당금을 쌓아놨기 때문이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2분기에 각각 640억원, 26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충당금 적립비율로 따지면 각각 20~25% 수준이다.
일각에선 자율협약 기업에 대한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하는 게 잠재적 부실 요인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은/장창민/김일규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