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 ‘도담~영천~신경주간 복선전철사업’이 소백산국립공원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총공사비 3조6000여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복전선철구간 가운데 논란이 되는 구간은 도담-영천간 2공구인 인 12.7㎞ 규모의 장대(長大)터널 공사구간이다.

29일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도담-영천’간 2공구의 장대터널 공사가 소백산국립공원의 지하수 유실과 지반침하 등 환경이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장거리 터널을 공사할 때 설치되는 경사갱이 문제라고 밝히고 있다. 경사갱은 긴 터널을 만들 때 터널 중심부로 ‘공사에 사용되는 작은 터널’을 뚫는 것으로 토사와 암반 등을 빼내는 통로로 활용된다. 이 지역 암반대가 편마암 취약층이어서 경사갱을 뚫게 되면 지하수 유실 가능성이 있고, 터널과 경사갱이 만나는 곳 상층의 지방 2급 하천인 죽령천 수량도 줄어들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소백산국립공원 상층부의 식생에 영향을 주고 지반침하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들은 공사입찰에 참여했던 D건설 컨소시엄이 하천 하부에 터널이 지날 경우 9m의 지하수위 저하 가능성이 있다고 한 보고서를 근거로 들었다. D건설 컨소시엄은 9m의 수위 저하가 예상되는 만큼 죽령천 물 침투를 방지하고 내구성을 높이는 ‘차수그라우팅 설비’를 갖춰 위험성을 막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이에대해 터널 시공을 맡은 S건설 관계자는 “D건설의 터널과는 노선 자체가 다르다”며 “조사 결과 공사구간은 발파작업을 해야할 만큼 딱딱한 암반이고 죽령천과 70m의 심도차이가 있어 지하수 유실을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하수 유출이 감지되면 당연히 차수 보강공사를 하기 때문에 환경 파괴 우려가 적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설계 단계에서 문제의 원인을 최대한 제거해야 한다며 철도시설공단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박창재 환경운동연합 처장은 “환경영향평가와 국립공원위원회의 의견수렴 과정이 남아 있지만 중간에 설계변경된 사례가 없어 사실상 이달에 이뤄지는 실시설계 단계가 계획수정을 위한 마지막 단계”라고 지적했다.

발주처인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9월 예정인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재해나 환경분야에서 충분히 협의를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설계 단계이고, 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받은 내용이 없어 감독할 근거는 없지만 추후 환경영양평가 협의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수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