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센 총리가 이끄는 캄보디아인민당(CPP)이 28일 총선에서 승리를 거둔 것으로 비공식 집계결과 파악됐다.

교도통신은 캄보디아 정부와 정당 소식통들을 인용해 CPP가 초반 집계결과 전체 123개 의석 가운데 최소한 68석을 차지, 과반을 점유할 것으로 관측됐다고 전했다. 지난 2008년 총선 당시의 90석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삼랭시가 이끄는 캄보디아구국당(CNRP)이 상대적으로 약진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CNRP는 현재보다 24석 늘어난 55석을 확보할 것으로 추정됐다. 그럼에도 여당이 과반을 얻을 것으로 보여 올해 집권 28년째를 맞은 훈센 총리는 5년간 더 권좌를 지키는 세계 최장수 지도자 가운데 1명으로 부상하게 됐다.

야당은 그러나 수도 프놈펜 등 곳곳에서 선거부정이 자행됐다며 항의 시위를 경고하고 일부 격분한 유권자들이 경찰 차량을 불태우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야당은 이날 유권자 명부에서 100만 표 이상의 명단이 증발됐다며 사상 최악의 선거부정이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날 투표소를 찾았다가 등록 명부에 자신의 이름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발길을 돌리는 유권자들이 상당수 목격됐다.

삼랭시 CNRP 대표는 일단 선거부정의 전모가 드러날 때까지 지켜본 뒤 유권자들의 권리가 무시당한 것으로 판명되면 항의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거부정에 격분한 시민들이 투표소 근처의 경찰 차량 2대에 불을 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수백명의 청년 유권자들은 이날 프놈펜의 한 투표소 근처에 세워져 있던 차량을 뒤엎은 뒤 방화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당국은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질 기미를 보이자 헌병 병력을 동원, 훈센 총리 자택과 CPP 당사, 선거관리위원회로 연결되는 도로를 모두 차단했다.

이번 총선에선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EU) 등 전 세계 85개국 단체와 비정부기구 소속 4만여 명의 감시단이 투표과정을 감시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