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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보험 개혁 어떻게] 김종대 "年200조 소득 건보료 사각지대…소득 중심으로 전면 개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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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대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게 듣는다

    자동차·고시원 사는 100만 가구는 月수만원
    건보료 부과 체계 형평성·공정성 모두 상실
    국세청 자료 활용하면 年6조 더 걷을 수 있어
    김종대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현행 보험료 부과 체계로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료 관련 공약을 이행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김종대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현행 보험료 부과 체계로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료 관련 공약을 이행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건강보험공단이 국세청으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지 못하거나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보험료를 부과하지 못하는 소득이 연간 200조원에 달합니다.”

    김종대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28일 서울 염리동 사무실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는 형평성과 공정성을 모두 상실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과 같은 상태로 가면 4대 중증질환 보장, 의료 보장성 확대 등 박근혜 대통령 공약 이행이 어려울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재정이 건전한 건강보험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고령화 가속화에 따른 국민의 의료비 부담 증가와 건강보험의 미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할 때 현행 보험료 부과 체계를 소득 중심으로 전면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김 이사장이 제기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건강보험제도 개선 기획단을 출범시켰다.

    ▷보험료 부과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납부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는 꼬박꼬박 부과하면서 낼 수 있는 사람은 빠져 나갈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소득과 재산이 없는데도 매달 수만원씩 보험료를 부과받고 있는 290만가구를 조사해 보니 자동차에 사는 사람과 고시원 등에서 사는 무상 거주자만 해도 100만가구에 달했다. 142만가구는 월세를 살고 있다. 지역가입자 건보료를 집, 자동차, 소득, 월세, 전세보증금, 사람 수에 따라 부과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

    ▷체납자들은 얼마나 되나.

    “보험료를 내야 하는 770만가구 중 157만가구가 6개월 이상 체납하고 있다. 이들이 체납한 보험료는 2조1566억원이다. 그러나 보험료 안 낸다고 치료를 못 받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동안 이들의 진료비로 지급한 보험금은 3조1432억원이다. 이들의 진료비를 합치면 5조원이 넘는 누수가 발생하는 셈이다.”

    ▷낼 수 있는데 안 내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건강보험 가입자 가운데 직장에 다니는 자식 등의 피부양자로 등록해 보험료를 안 내는 사람이 많다. 이들 중 234만명은 소득이 있고, 475만명은 재산이 있다. 실제로 당장 발생하고 있는 소득에도 보험료를 전혀 부과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어떤 소득을 말하나.

    “4000만원 이하 금융소득(50조원), 일용근로자 소득(46조원, 549만명), 양도·상속·증여 소득(71조원, 65만명), 퇴직소득(27조원) 등이 대표적이다. 국세청이 이들에 대한 자료를 갖고 있지만 건보에 제공하지 않는다. 관련법을 개정해 건보가 이 자료를 받아 보험료를 매기면 6조원 넘게 더 걷을 수 있다. 이런 소득에 건보료를 못 매기면 직장가입자만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근로소득에는 각종 수당까지 합쳐 100% 보험료를 매긴다.”

    ▷왜 이런 문제가 생겼나.


    “1977년 건강보험을 처음 도입할 때 소득파악률이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10%가 채 안 됐다. 그래서 지역가입자에게는 대충 소득을 추정해서 매겼다. 이 제도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데 아무도 고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보험금 지급의 형평성도 문제다.”

    ▷어떻게 고쳐야 하나.


    “소득 중심으로 부과 체계를 바꿔야 한다. 직장과 지역을 통합해 능력(소득)에 맞게 보험료를 내도록 해야 한다. 박 대통령의 의료 관련 공약을 이행하려면 1년에 추가로 수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무슨 수로 이 돈을 마련할 것인가. 보험료 체계를 바꿔 부과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 또 장기적으로는 낮은 보험료율을 적정한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불만이 있는 민원인이 공단에 들어와 시너를 뿌리는 일이 발생하는 등 제도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

    ▷순차적으로 확대하면 되지 않겠나.

    “각종 연금, 금융소득 등 건보료 대상 소득을 확대할 때마다 건보에는 민원대책반이 만들어진다. 순차적으로 하자는 것은 민원인만 늘리자는 얘기다. 형평성 문제에 행정력 낭비만 더해지는 꼴이다.”

    ▷보험금 지급 형평성 문제는 뭔가.

    “삼성서울병원 내과 과장이 마포에 개인병원을 열었다고 가정하자. 그가 삼성서울병원에 있을 때 진찰료는 1만7270원이다. 여기에 특진료가 붙어 2만6770원을 받는다. 그러나 개인병원을 여는 순간 초진료는 절반으로 깎여 1만3190원이 된다. 이렇게 되는 것은 진료비를 청구하면 의원 15%, 병원 20%, 종합병원 25%, 상급종합병원 30%로 건보에서 지급하는 가산금이 차등화돼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가 부익부 빈익빈 구조로 갈 수밖에 없는 보험금 지출 구조다. 1차 의료기관 중심의 의료 체계를 확립하려면 가산금 제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건보 재정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보는 것인가.

    “65세 이상 노인은 인구의 11%인데 이들이 쓴 의료비는 34%를 넘었다. 또 고혈압 등 만성질환 치료비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년 만에 25%에서 35%로 높아졌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 지출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보험료를 올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미래에 발생할 진료비를 줄여야 한다. 소득 중심 부과 체계로 개편해 민원이 줄면 공단 인력의 상당 부분을 예방 쪽에 투입할 수 있다. 전 국민의 건강검진과 각종 치료 자료 등을 활용해 맞춤형 예방 서비스를 실시해야 한다. 그것이 미래의 의료비를 줄이고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기도 하다.”

    김종대 이사장은…전국민 의보 실무담당

    김종대 건강보험공단 이사장(66)은 “공직생활 대부분을 건강보험과 함께 해왔다”고 말했다. 계성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10회)에 합격했다. 그의 첫 번째 과장 보직은 보건사회부 보험과장이었다. 이때가 1977년이었다. 한국에서 건강보험(당시 의료보험)이 출범한 해다.

    1986년에는 의료보험국장을 맡아 1989년부터 시작한 전 국민 의료보험을 실무적으로 준비하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9년 보건복지부 기획관리실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났다. 건보의 탄생과 확대 과정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그는 2011년 건보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직후부터 ‘지속 가능한 건강보험’을 줄곧 주창해왔다. 지난해부터는 건강보험의 이론과 개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블로그(김종대의 건강보험공부방)를 통해 알리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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