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공사 런던지사는 지난해 11월 영국 런던서 열린 월드트래블 마켓(WTM)에서 한국 관광의 다양한 매력을 홍보했다.
한국 관광공사 런던지사는 지난해 11월 영국 런던서 열린 월드트래블 마켓(WTM)에서 한국 관광의 다양한 매력을 홍보했다.
“한국 영화를 보면 생활방식이나 사고가 영국인과 얼마나 다른지 놀랄 정도예요. 직접 한국에 가서 실제로 어떻게 살아가는지 체험해 보고 싶습니다.”

런던에 사는 존 케이지는 한국 영화 ‘올드보이’를 우연히 보고 나서 한국 대중문화에 푹 빠졌다. 그는 화면 속에서만 봤던 한국을 직접 경험하고 싶어 오는 9월 K팝을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서울을 방문할 예정이다. 아직 한국어가 서툴러 이번에는 여행사를 통한 단체 관광을 하기로 했다. 책에서만 봤던 경복궁과 고요한 사찰을 방문할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한류를 통해 관광 수요 늘려야


최근 영국인들의 한국 방문이 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한국이 아시아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던 것이 사실이다. 영국인들에게 한국이 가고 싶은 나라가 된 것은 국가경쟁력이 높아지고 한류가 거세게 유입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K팝에 집중됐던 한류가 한국 대중문화 전반으로 확대된 신한류가 영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한국을 직접 방문하려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9월 K팝을 비롯해 드라마, 영화, 음악 등 한국 대중문화를 접촉한 경험이 있는 영국, 프랑스 현지 거주 10~40대 일반인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한 결과, 한류 콘텐츠를 접한 후 한국여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 비율이 68%를 차지했다. 여행 테마별로는 한국전통문화체험이 65.0%로 가장 선호도가 높았고 도시관광(62%), 템플스테이(59%), 비무장지대(DMZ)관광(53%), 한류관광(52%) 등이 뒤를 이었다.

신한류 흐름과 함께 한국관광공사 런던지사는 지난해부터 다양한 홍보 마케팅으로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최근 증가세에 있는 개별관광객(FIT)을 늘리기 위해 대형 온라인여행사와 공동으로 한국관광 매스마케팅을 벌였다. 항공, 호텔, 에어텔, 서울시티투어, DMZ 공연, 지방투어 등 23종의 다양한 개별 상품을 개발해 여행사이트 익스피디아를 통해 2655명을, 라스트미니츠를 통해 지난해 1395명을 모객했다. 그 밖에 34개 여행사의 방한상품을 통해서도 6800명을 유치했다.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해 상품을 다양화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도 펼쳤다. 크루즈 여행사를 대상으로 한국 기항 크루즈상품을 판촉해 1014명을 모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고궁을 보여주는 고급 문화상품으로 1500명을 모객하는 실적을 올렸다. 국제 이벤트와 연계해 한국관광을 홍보하는 활동도 벌였다. 런던올림픽 기간에 한국관광 홍보관을 운영해 6000명이 넘는 방문객을 모았고, CNN과 알자지라 등 80여개 주요 매체를 통해서도 한국관광지를 알렸다. 영국 K팝 팬 1200명을 대상으로 ‘K팝 클럽’을 열어 신한류 붐을 확산시키기도 했다.

올해 대규모 마이스(MICE) 행사 두 개를 유치한 것도 큰 성과다. 2017년 세계미술교육학회 총회(InSEA)를 통해 1500명, 2017년 세계중성자학회총회(ICNS)를 통해 1000명이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영국관광객 20만명 유치 목표

한국관광공사 런던지사는 영국인 방한객이 3년 연속 10만명을 돌파한 성과를 디딤돌 삼아 올해에는 영국 관광객(11만8800명)과 노르웨이 핀란드 등 런던지사가 관할하는 인접국의 관광객을 포함해 총 20만명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양적 성장만이 아니라 올해가 한·영 수교 130주년임을 부각해 영국의 오피니언 리더와 업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국관광을 전방위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이미 지난 4~5월 런던 중심가에 있는 피가딜리 서커스 전광판에 한국관광 동영상 광고가 2만6000회 이상 노출됐고, 6월에는 영국 지상파 TV에 한국관광을 테마로 한 광고를 내보냈다.

한·영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한국을 다시 찾도록 하는 방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참전 용사들은 올 하반기 한국을 찾아 DMZ 및 서울 관광에 나설 예정이다.

마이스 유치 활동도 강화한다. 런던지사는 올해 서유럽 지역의 마이스 거점지사로 지정돼 영국은 물론 주변 국가의 마이스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 마이스 업계를 대상으로 설명회는 물론 로드쇼를 수차례 벌였으며 하반기에도 세일즈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올해 전북 무주 태권도공원 개장과 연계해 영국의 태권도 애호가를 대상으로 오는 9월까지 태권도 및 한국관광 홍보 로드쇼도 연다. 또 영국 원예 전문 여행사와 함께 오는 10월까지 순천만 정원박람회 방한상품을 개발하고 판촉한다. 한국에 스톱오버하는 관광객을 위한 DMZ 생태관광 및 안보관광 상품 등 맞춤형 관광상품도 개발해 선보인다.

김홍기 런던지사장은 “영암 F1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등 메가 이벤트 상품을 통해 영국 관광객 유치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 4개국에도 한국관광 홍보와 판촉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최병일 여행·레저 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