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저자세…달라진 안철수
“기자 여러분들이 따라오질 않아서 저희가 이렇게 따라왔습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윤태곤 비서관)

안철수 의원(사진)은 지난 18일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 네트워크 내일’이 주최한 전국 순회 지역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전북 전주를 찾았다. 안 의원은 이날 토론회를 마친 뒤 당초 계획에 없던 삼천동의 한 막걸리집을 깜짝 방문했다. 이곳에는 세미나 취재차 서울에서 내려온 주요 언론사 기자들이 모여 저녁을 먹고 있었다. 기자들은 당일 서울로 다시 올라가야 했던 만큼 시간상 안 의원의 마지막 공식 일정 취재를 생략했다. 그러자 오히려 안 의원이 기자들이 모여 있던 장소를 직접 찾아온 것이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효성 전주 탄소공장 방문 일정에서도 안 의원은 예전과 달라진 ‘저자세’를 선보였다. 당초 예정된 행사 시간은 오전 9시30분이었지만 서울에서 기자들을 태우고 새벽에 출발한 버스는 교통체증 등으로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했다. 그러자 안 의원 측은 행사를 미루고 기자들이 도착할 때까지 약 20여분간 기다렸다. 결국 기자들이 행사장에 입장한 뒤 안 의원과 현장 직원들 간 간담회가 시작됐다.

지난해 대선 당시 기자들과 숨바꼭질을 하며 ‘신비주의’ 전략을 썼던 안 의원의 옛 모습을 떠올리면 이 같은 변화가 격세지감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 의원은 이제 대선 후보가 아닌 막 정치에 입문한 초선 의원”이라며 “안 의원의 달라진 모습을 보니 이제 정치인이 다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