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이(친이명박)계 중진 의원들이 최근 4대강 사업 감사 결과를 발표한 양건 감사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감사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은 사실상 대운하 건설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결론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친이계 좌장 격인 5선의 이재오 의원은 17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감사원이 정치적인 감사, 주문감사, 맞춤형 감사를 하면 안 된다”며 “감사원장의 자진 사퇴가 국정 안정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전 정권이 국책사업을 해놓은 일에 대해 몇 차례나 바꿔서 감사 결과를 내놓는다면 현재 우리 정권이 끝나고 다음 정권이 들어서면 우리 정권이 한 일에 대해 또 맞춤형 감사를 하지 않겠는가”라며 “감사원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깊숙이 개입하는 것은 여권 전반에 걸쳐 매우 큰 부담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부의장인 4선의 이병석 의원도 “감사원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코드감사, 널뛰기감사, 표적감사, 보복감사를 일삼고 있다”며 “당이 나서서 감사원 개혁을 추진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4대강 감사는 한마디로 원칙도 기준도 없는 감사로 보인다”며 “대운하를 추진했다는 명백한 근거도 없이 작은 정황성 추측을 갖고 감사 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이미 독립된 감사 기능을 상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