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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구조조정 재수생' 속출] 체질강화보다 대출금 회수 몰두…그룹 재무개선약정도 성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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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실 키우는 재무약정

    약정체결 대기업 신용 악화
    13곳 중 2곳만 정상 졸업
    부실예방 당초 취지 무색
    [기업 '구조조정 재수생' 속출] 체질강화보다 대출금 회수 몰두…그룹 재무개선약정도 성과 없다
    금융권에 부채가 많은 대기업그룹(주채무계열)을 대상으로 하는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이 부실 예방이라는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신문 마켓인사이트 조사 결과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올해까지 주채권은행과 MOU를 한 차례라도 맺은 대기업그룹은 모두 13곳이다. 이 중 재무구조가 좋아져 졸업한 곳은 SK하이닉스와 유진그룹 2곳뿐이다. 버거운 빚 부담과 업황 악화 속에서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부채비율이 높아진 곳이 많았다.

    ◆MOU 뒤 재무구조 나빠져

    올해에도 한진 동부 금호아시아나 대한전선 STX 성동조선그룹 등 6개 그룹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해야 한다. 이 중 STX와 성동조선그룹을 제외한 4곳은 2008년 금융위기 이듬해부터 5년 연속 재무구조 개선 대상에 올랐다.

    하지만 재무개선 성적표는 MOU의 실효성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최초 체결 시점보다 오히려 경영정상화에서 멀어진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MOU 체결 대상 6곳 중 장기신용등급을 보유한 한진 동부 대한전선 STX그룹 4곳의 주요 계열사가 모두 MOU 기간에 신용등급(또는 등급전망) 강등 조치를 받았다.

    대한항공(한진)은 A등급에 대한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악화됐고, 동부제철은 BBB 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됐다. 대한전선은 등급 자체가 BBB+에서 BB+로 3단계나 주저앉았다. STX팬오션은 지난달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최하위 등급인 D로 추락, 부실 예방을 위한 MOU 제도의 한계를 드러냈다.

    신용등급 악화는 국내 경기침체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그동안의 재무개선 성적이 평균적인 성과조차 내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하향 기업 수가 금융위기 이후 한 차례도 상향을 넘어선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예외적으로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투자등급을 회복했는데, MOU와 별도로 워크아웃 신청과 출자전환을 진행한 덕분에 가능했다.

    ◆은행은 대출금 부담 줄여

    은행들은 MOU 체결 대기업그룹에 적극적인 유상증자와 자산매각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기업체질 강화보다 신용공여액(익스포저) 축소 성과가 두드러졌다.

    대한전선은 2010년부터 세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로 약 85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해 이자를 내고 빚을 갚았다. 그 결과 금융회사 부채인 신용공여액 순위는 2008년 국내 주채무계열 24위에서 지난해 말 30위까지 낮아졌다. 그런데 재무구조가 크게 나빠졌다. 2008년 말 372%였던 연결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432%까지 급상승했다. 부채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이자비용이 영업이익을 모두 상쇄하고 자기자본까지 갉아먹는 악순환을 막을 수 없었던 탓이다.

    대한전선과 함께 MOU ‘5수생’ 길에 접어든 한진과 동부그룹도 마찬가지다. 주요 계열사들이 수천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신용공여액 순위는 낮아졌지만 부채비율은 모두 올라갔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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