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되게 낯설다"…돌아온 렉서스 IS, 신사에서 터프가이로
‘1세대는 평범. 2세대는 준수. 3세대는 파격적.’

렉서스의 콤팩트 세단 IS의 변천사를 요약한 말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고 더 강인한 몸으로 재탄생한 IS가 라이벌인 BMW 3시리즈를 사냥하러 한국에 돌아왔다. 렉서스는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독일의 3대 명차인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를 겨냥해 만든 프리미엄 브랜드다. IS는 브랜드 흥행의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다. 20~30대 젊은 층이 주요 타깃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26일 국내에 출시된 뉴 제너레이션 IS 250이 뭔가 일을 낼 것만 같다. ‘카&조이’가 이 차를 집중 탐구했다.

◆16년째 3시리즈 사냥…‘달인’의 경지


1세대 IS
1세대 IS
IS의 역사는 1998년 시작됐다. 한국에 외환위기 광풍이 몰아치던 때다. 한국은 국가 부도위기까지 내몰렸지만 북미, 일본은 끄떡없었고 IS의 출시는 순조로웠다. <사진>처럼 1세대 디자인은 평범했지만 2005년 2세대 모델이 나오면서 한층 세련돼졌다. 2세대 ‘뉴 IS’는 렉서스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엘피네스(L-Finesse)’를 입힌 차종이었다. 북미시장에선 디자인과 성능이 좋고 내구성이 강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식돼 잘 팔려 나갔다. 2세대 뉴 IS는 전 세계 판매량이 60만대로 1세대(20만대)보다 3배 많았다. 야마하와 공동 개발한 V8 5.0ℓ 엔진을 얹은 고성능 세단 IS-F도 출시했다.

올해 등장한 3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뉴 제너레이션 IS’는 도요타가 대규모 리콜 사태와 동일본 대지진 등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이를 악물고 개발한 차량이다. 처절함과 치열함이 묻어날 정도로 파격적이고 강하다. 16년째 BMW 3시리즈를 능가하는 콤팩트 스포츠 세단을 만들기 위해 들인 렉서스의 노력이 드디어 ‘달인’ 경지에 오른 것일까. 전문가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몸집 키우고 표정 바꿔

2세대 뉴 IS
2세대 뉴 IS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존 모델에 비해 전장(길이)이 85㎜, 전폭(너비)은 10㎜ 늘었다. 길이가 4665㎜로 BMW 3시리즈(4624㎜)보다 41㎜ 길다. 이전 뉴 IS가 3시리즈에 비해 크기가 작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몸집을 키웠다. 앞뒤 바퀴축 사이 거리인 휠베이스도 70㎜ 늘어난 2800㎜로 3시리즈(2810㎜)와 비슷하다. 이 중 50㎜는 뒷좌석 공간으로 들어갔고 나머지 20㎜는 트렁크 용량을 늘리는 데 배분됐다. 480ℓ로 넓어진 트렁크 공간에는 골프백 3개가 들어간다.

뉴 제너레이션 IS의 인상은 매섭다. 역사다리꼴의 상부 그릴과 여덟 팔자 모양의 하부 그릴을 조합한 스핀들 그릴은 위압적이면서도 날카로운 느낌을 준다. 그릴의 각 꼭짓점은 화살촉 모양으로 바짝 날이 서 있다. 주행성능도 기존의 ‘정숙성’보다 ‘역동성’에 방점을 찍었다. 이전 모델이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젠틀맨’이라면 새 모델은 근육을 키우고 단추를 풀어헤친 ‘터프가이’ 같은 느낌이다.

도요타는 3세대 IS를 내놓으면서 ‘당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차(The Car can drive as you want)’라는 점을 강조했다.

◆민첩한 핸들링의 비밀…차체 강성 강화

차가 운전자의 의도대로 민첩하게 움직인다는 말은 핸들링이 날카롭다는 뜻이다. 차체가 날렵하게 움직이려면 차체 강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몸이 단단하게 단련돼야 빠른 방향 전환에 따른 압력을 버텨낼 수 있기 때문이다. 뉴 제너레이션 IS는 ‘조인트 패널 접착공법’으로 강성을 크게 높였다. 쉽게 말해 접착제를 사용해 차체를 접합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다소 과격하게 차를 몰아도 운전자가 받는 압박이 상대적으로 줄게 된다. 차체 강성이 개선된 것은 물론 진동 감소 효과도 얻었다.

여기에 ‘드라이빙 모드 셀렉트’를 통해 운전 목적에 맞게 차량을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에코(eco), 노멀(normal), 스포츠(sports), 스노(snow) 등 네 가지다. 경제성, 승차감, 성능, 핸들링 등 운전자가 중시하는 부분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