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착륙사고를 낸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를 조종한 이강국 기장과 이정민 교관 기장은 충돌 34초전에 강한 불빛에 잠시 눈이 안보이는 상태였다고 미 조사당국에 밝혔다.

10일(현지시간)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데버러 허스먼 위원장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사고조사 내용 브리핑에서 두 조종사에게 이런 진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착륙 직전 500피트 상공에 도달했을 때 지상에서 비춘 강한 불빛 때문에 잠시 눈이 안보이는 상황이었다고 NTSB 조사관에게 말했다.

레이저포인트 불빛이냐는 질문에 허스먼 위원장은 "분명하지 않다"며 "현재로선 조사해봐야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불빛이 비쳤다는 500피트는 너무 낮은 고도와 느린 속도라는 사실을 조종사들이 인지한 시점의 사고기 고도다. 사고기는 34초 뒤에 활주로와 충돌했다.

NTSB는 사고 당시 승객 탈출이 지체된 사실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항공기 비상사태 때 90초 이내에 승객 전원을 탈출시켜야 하지만 약 90초가 지난뒤 2번 탑승구에 있던 승무원이 동체 외부 중간쯤에 치솟는 불길을 창문을 통해 목격하고 이를 조종실에 보고된 뒤에야 탈출이 시작됐다는 것.

허스먼 위원장은 "승무원들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아봐야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