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만원짜리 허리디스크 주사? 다른 병원에선 중증 고관절질환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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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체 특정부위만 전문으로 보는 전문병원이 늘어나면서 부작용 또한 늘어나고 있다. 김현성 자인메디병원 무릎고관절외과 원장은 “전문 부위만을 오랫동안 진료한 의사는 해당 부위에 대한 진료·치료를 빠르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다른 부위가 원인인 질환이 유사증상을 보일 때는 오인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척추 전문분야를 예로 들면 손저림증은 목의 척추(경추) 이상인 목디스크에 의해서, 손목신경 이상인 손목터널증후군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허벅지 저림증은 허리의 척추(요추) 이상인 허리디스크에 의해서, 고관절 이상에 의한 고관절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그렇지만 오랫동안 척추만을 전문으로 진료해온 의료진은 이런 질환을 목디스크와 허리디스크로만 접근하기 쉽다. 너무 익숙해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허리와 상관없는 고관절 질환을 허리질환으로 오판 받거나 목디스크와는 상관없는 수근관증후군을 목디스크로 오진 받아 수술까지 한 환자의 방문이 최근 몇년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근관증후군과 목디스크의 치료 횟수는 비등한 수치이지만 척추 전문병원의 홈페이지 온라인 상담을 검색해 보면 ‘손저림증’으로 질문할 경우 ‘목디스크 의심’으로 답변하는 게 대부분이다. ‘수근관증후근’이라는 단어로는 검색이 거의 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런 부작용의 대안으로 자인메디병원처럼 여러 과의 협진 시스템을 운영, 진단 오차를 줄이는 병원이 늘고 있다. 예컨대 한 명의 수술 환자에 대해서도 관절센터소장, 척추센터소장, 정형외과 원장, 신경외과 원장, 근전도 과장, 마취통증의학과, 영상방사선과 과장 등이 모여 의견을 교환하고 확진을 내리는 공동진료 책임체제인 셈이다. 전문화의 단점을 보완한 조화로운 진료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