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끼리 "남조선은 미국의 51번째 주(州)"

북한이 최근 미국에서 논란이 된 국가안보국(NSA)의 기밀 감시프로그램 등을 소개하면서 한국 정부를 맹비난하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에 따르면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최근 유튜브에 `시사카메라 초점, 비굴하고 가련한 추태'라는 제목으로 3분 25초 분량의 동영상을 게재했다.

기밀을 폭로한 전직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과 NSA 본부 건물 사진 등을 비추면서 시작되는 이 동영상은 먼저 "요즘 미국의 불법도청이 사실로 드러나 세계 각국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유럽연합(EU)이 분노하고 각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며 "그런데 유독 남조선 괴뢰들만이 일종의 폭로성 기사이기 때문에 내용 자체가 불분명하다며 아무런 해명도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남조선은) 어느나라나 정보기관이 비밀수집을 할 수 있다면서 상전을 두둔하고 있다"면서 "이 얼마나 굴욕적이며 비굴한 추태냐"고 반문했다.

동영상은 이어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자료를 보면 남조선은 국회, 군부, 재계 등에서 미국에 각종 자료를 갖다바치는 친미분자들이 득실대고 있다"면서 "그러니 도청을 당하든 안 당하든 괴뢰들에게 비밀이란 있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최근 정치권 쟁점으로 떠오른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언급하면서 "외교역사에 다시 없을 대통령기록물까지 막 공개해 치우는 판에 무슨 비밀이요 하면서 상전과 다툴 필요가 있느냐는 식"이라고 비난했다.

동영상은 한국을 '미국의 51번째 주(州)'라고 규정한 뒤 "미국의 바짓가랑이에 붙어 기생하며 성장을 떠드는 불쌍하고 가련한 괴뢰들을 보느라면 옛시인의 말이 떠오른다.

개 돼지로 사느니 죽는 편이 훨씬 낫다"는 자막으로 마무리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에 대해 "북한이 뒤늦게 NSA의 감시프로그램 논쟁에 끼어들었다"면서 "미국에 대해 살인과 전쟁, 약탈, 도청을 한다는 험악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감시프로그램을 두둔한 것이 한국뿐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멀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밖에 "북한은 한국을 '제국주의 미국의 꼭둑각시'로 표현하고 있다"면서 더이상 주민들에게 북한이 최고 부국이라고 말하지 않고 남한이 부유하지만 참담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올초 핵전쟁 도발 위협을 거듭하면서 유튜브에 미국 뉴욕, 백악관 등을 폭격하는 그래픽 화면을 담은 동영상을 수차례 게재했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