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의 '군기잡기'…"경제팀, 현실 안일하게 본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사진)가 9일 박근혜 정부 경제팀을 강하게 비판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심각한 상황 인식과 발 빠른 대응이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우리 경제팀이 현실을 너무 안일하게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4·1 부동산대책, 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하반기에는 경제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시장이 다시 얼어붙고 있고, 골목상권뿐만 아니라 대형마트도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소비가 위축됐다”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중국의 수출 둔화 등 대외 여건도 불리하고 연말까지 세수가 제대로 걷힐지 모르겠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팀이 비상한 각오로 경제가 악화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9월 정기 국회를 앞두고 7~8월 민생현장 활동에서 수집한 현장 목소리가 앞으로 입법과 예산 편성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당내에서는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부처 수장들이 부동산시장 정상화, 일자리 확충 등 시급한 민생 현안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지난 1일 부동산 취득세 감면 조치가 6월 말로 종료된 것과 관련, “취득세율이 선진국보다 높다는 지적은 아주 오래 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며 “안전행정부를 설득하는 방안으로 지방소비세율을 높이거나 재산세율을 조정하는 방안이 전부터 거론됐지만 막상 부처 간 이견을 조정하고 결단을 내려야 할 경제수장의 리더십이 보이지 않았다”며 현 부총리를 직접 비판했다.

현 부총리가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가계부채 정책 청문회에 출석해 “현재 가계부채가 위기 상황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지나친 낙관”이란 지적이 있었다. 당시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시중금리가 오르면 취약계층의 부담이 어떻게 변하는지, 제2금융권이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모델이 있어야 한다”며 “(이런 것이) 제대로 파악이 안 됐으면 어떻게 맞춤형 정책을 낼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