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TV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의 유망한 스타트업(창업 초기단계의 벤처)기업을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대규모 인수합병(M&A) 대신 작지만 강한 벤처기업을 발굴해 스마트TV 콘텐츠를 다양화 할 수 있는 기술과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TV방송과 동영상을 실시간 재생하는 스트리밍 장치를 만드는 업체 '박시'를 약 3000만 달러(한화 약 342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대상은 일부 기술과 인적 자원이고, 서비스는 포함되지 않는다.

미국 뉴욕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박시는 2007년 설립된 신생회사지만, 스트리밍 업계에서는 꽤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

이 회사에서 만든 셋톱박스 '박시 박스'는 TV를 통해 인터넷 기반 콘텐츠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유튜브 동영상을 TV에 적합하게 만들어주고 간편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쿼티 자판을 적용한 리모컨으로 소비자가 콘텐츠를 쉽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통해 삼성전자가 그동안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스마트TV 소프트웨어에 큰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박시가 보유한 스트리밍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를 스마트TV에 접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에도 스마트TV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의 게임을 주로 개발해온 미국 '모블'을 인수했다. 이 회사 역시 창업한 지 2년 밖에 되지 않은 스타트업 기업으로 '포커펀' '위드로' 등을 개발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블을 인수한 뒤 애틀랜타에 있던 이 회사 인력과 자산을 실리콘밸리로 옮겼다. 박시의 인적 자원은 당분간 뉴욕과 텔아비브에 둘 것으로 알려졌지만, 향후 실리콘밸리로 편입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