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북미 휴대폰 사업을 총괄하는 '삼성텔레커뮤니케이션즈아메리카'(STA) 대표를 전격 교체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미국 수장을 연말 정기 인사가 아닌 수시 인사로 교체했다는 점에서 문책성 인사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종석 동남아시아 총괄 부사장을 신임 STA 대표에 임명했다. 7년 간 SAT 대표를 맡은 손대일 부사장은 한국으로 돌아와 신종균 IT&모바일(IM) 부문 사장의 고문 및 보좌역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을 보필하는 업무지만, 실무에서는 물러난 자리라는 점에서 '영전'은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신임 이 부사장은 미국 P&G, 켈로그, 존슨앤드존슨 등에서 근무하다 2004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동남아로 나가기 전까지 국내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총괄한 '마케팅 전문가'다. 지난 3년 동안 동남아 법인장을 지냈으며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STA 대표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베스트바이를 통해 유통망을 넓히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며 "유통·마케팅 전문가인 이 부사장을 통해 미 시장 공략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차원의 인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휴대폰 사업을 총괄하는 STA 대표를 수시 인사로 교체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일각에서는 JP모건 등 증권가에서 제기된 갤럭시S4의 판매 부진설이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다만 갤럭시S4가 출시 두 달 여 만에 2000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등 기록을 세우고 있는 것에 비춰볼때 인사와 제품 판매를 연관짓는 건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가 7월 수시 인사의 신호탄이 될 것인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은 2011년부터 6월 말~7월 초 께 수시 인사를 단행해왔다.

2011년 6월에는 삼성테크윈 사장이 교체됐고, 7월에는 삼성정밀화학 사장도 바뀌었다. 지난 해 이맘때 쯤에는 최지성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 미래전략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편 이 부사장이 STA 신임 대표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공석이 된 동남아 법인장은 박광기 아프리카 총괄 전무가 맡게 되며, 아프리카 총괄은 홍성용 터키 법인장이 이어받을 예정이다.

한경닷컴 권민경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