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3일 개성공단 기업인과 우리측 관리위원회 인원들의 방북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판문점 채널을 통해 우리측에 전달했다.

북한이 당국간 채널을 통해 남측 인사들의 방북을 허용하겠다고 정식으로 알려옴에 따라 지난 4월 3일 북한의 일방적 통행제한 조치로 시작된 개성공단 사태가 발생 3개월만에 정상화를 위한 돌파구를 찾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북한은 이날 오후 5시께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개성공단 담당 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명의로 우리측 개성공단 관리위와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측에 보내는 문건을 전달했다고 통일부가 전했다.

북한은 이 문건에서 "장마철 공단 설비·자재 피해와 관련해 기업 관계자들의 긴급대책 수립을 위한 공단 방문을 허용하겠다"면서 "방문 날짜를 알려주면 통행·통신 등 필요한 보장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또 개성공단관리위 관계자들도 함께 방문해도 된다는 뜻을 밝히며 방문 기간 필요한 협의들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1차적으로 통일부 장관이 관계부처와 협의를 했다"면서 "추가로 협의를 한 뒤에 정부의 구체적인 입장은 내일쯤 밝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북한이 기업인과 관리위원회 인원들의 방북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환영하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 문창섭 공동위원장은 이날 "기업들이 결국 간판을 내려야 하나 고민하는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이런 소식이 전해져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문 공동위원장은 "기업들이 재기하려면 공단의 설비라도 보전해야 하기 때문에 유지보수 인력의 방북은 필수"라며 "사형 선고를 앞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방북 허용은 너무나도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4일 오전 10시 여의도 사무실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방북 일정과 규모 등 세부 내용을 논의하고 방북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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