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 코 -액시얼 전시회’ 하루 전인 4일 언론을 대상으로 일부 공개된 시계를 관계자들이 보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오메가 코 -액시얼 전시회’ 하루 전인 4일 언론을 대상으로 일부 공개된 시계를 관계자들이 보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스위스 시계 오메가는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진 명품 브랜드다. 완벽·완성·완전함을 뜻하는 그리스 알파벳의 마지막 문자 오메가(Ω)를 이름으로 쓴 데서부터 ‘시계의 결정판’이 되겠다는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오메가가 ‘시계의 심장’으로 불리는 무브먼트(movement·동력장치)와 관련한 자사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오메가 코-액시얼 전시회’를 5일부터 닷새 동안 연다. 서울 청담동 비욘드뮤지엄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는 오전 11시~오후 7시까지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다.

◆최고의 정확성을 지향

자기장 속에서도 오차 제로…'오메가의 심장'이 뛴다
시계의 핵심인 무브먼트는 맨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세한 부품 수백 개가 함께 움직여 작동한다. 이 중 특히 중요한 것은 부품의 진동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탈진기라는 장치다. 진자(振子)를 이용해 시계의 톱니바퀴를 일정한 간격으로 회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지금도 많은 기계식 시계는 과거 18세기에 개발된 레버식 탈진기를 쓴다. 이 방식은 부품 간 마찰이 심해 윤활유를 넣어줘야 한다.

그런데 이 윤활유가 응고되면 시계가 고장나는 단점이 있다. 1970년 영국의 시계 장인 조지 다니엘스는 이런 문제점을 개선한 ‘코-액시얼(Co-Axial) 탈진기’를 개발해냈다. 부품 간 접촉 부위가 줄어들어 윤활유를 많이 쓰지 않아도 되는 특징이 있다. 당연히 기름 응고로 인한 잔고장이 일어날 일도 줄어들었다.

오메가는 1999년 이 탈진기를 처음으로 상용화한 무브먼트인 ‘코-액시얼 2500’을 선보였다. 2007년에는 202개 전 부품을 자체 제작한 ‘코-액시얼 8500·8501’을 내놨다. 이때부터 오메가의 인기 컬렉션인 시마스터에도 코-액시얼 무브먼트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오메가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기술을 개선해 나갔다. 지름 30㎜짜리 작은 시계도 만들 수 있게끔 소형화(코-액시얼 8520·8521)했다.

또 월별로 다른 날짜 수를 자동으로 인식하는 애뉴얼 캘린더(코-액시얼 8610·8611)나 일종의 스톱워치 기능인 크로노그래프(코-액시얼 9300·9301)도 구현해냈다. 현재 오메가는 일부 모델을 제외한 거의 모든 기계식 시계에 자체 제작한 코-액시얼 무브먼트를 사용하고 있다.

◆올 신상품 60여종 전시

자기장 속에서도 오차 제로…'오메가의 심장'이 뛴다
오메가는 지난 4월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시계박람회 바젤월드에서 2013년판 코-액시얼 무브먼트(사진)를 공개했다.

‘코-액시얼 8508’로 이름 붙은 이 최신 무브먼트는 자기장에 강한 것이 특징이다. 병원에서 MRI(자기공명영상)를 찍을 때 나오는 수준인 1만5000가우스 이상의 강력한 자기장을 받아도 시계가 멀쩡히 작동하고, 자기장 노출 전과 후에도 변함없이 시간의 정확성을 유지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코-액시얼 무브먼트를 탑재한 오메가 시계의 올해 신상품 60여개가 전시된다. ‘컨스텔레이션 세드나’는 금, 구리, 팔라듐을 섞어 만든 신종 합금인 세드나 골드 소재를 세계 최초로 사용한 시계다. ‘스피드마스터 인 블랙 세라믹’은 1969년 달에 착륙한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이 착용해 일명 문 워치(moon watch)로 불리는 스피드마스터의 최신 버전이다. 검은색으로 무장한 스포티한 느낌이 매력이다.

‘드빌 레이디매틱’은 인덱스(숫자 표시)에 11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여성용 시계다. ‘시마스터 플래닛 오션 600M 굿플래닛’은 판매 수익 일부를 동남아 해변의 식물 보호 캠페인에 기부하는 ‘착한 시계’다.

최희전 스와치그룹코리아 사장은 “고급 시계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시계의 외적인 디자인뿐 아니라 내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쉽고 자세히 알리기 위해 행사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 무브먼트

movement. 시계 동력장치. 배터리로 작동하는 전자식(쿼츠·quartz) 무브먼트와 태엽으로 작동하는 기계식(메커니컬·mechanical) 무브먼트로 나뉜다. 기계식 무브먼트는 손목에 차고 팔을 움직이면 태엽이 감기는 자동식(오토매틱·automatic)과 태엽을 직접 감아줘야 하는 수동식(매뉴얼·manual)으로 다시 나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