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상반기 한경 소비자 대상] 기본에 가치 더한 상품…소비자 지갑을 열다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올 상반기 소비심리는 극도로 나빠졌다. 내수경기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인 대형마트의 매출은 지난 1~5월에 지난 2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이처럼 소비심리가 악화하면서 올 상반기에 유통업계에서는 ‘가치소비’라는 단어가 소비 트렌드를 보여주는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소비자들이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잘 구입하지 않는 성향을 보였다는 게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유통업체들이 반값 할인, 한 개를 사면 한 개를 덤으로 주는 ‘1+1 행사’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정도로 유통 및 제조업체들에 올 상반기는 어려운 시기였다. 하지만 일부 상품은 이 같은 마케팅 활동의 힘 없이도 소비자들의 수요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2013 상반기 한경 소비자대상’을 수상한 14개 회사의 20개 제품은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 확산된 가치소비 욕구를 건들여 ‘대박’을 낼 수 있었다.

삼성 ‘지펠’·LG ‘로보킹’ 프리미엄 가전 대명사

가전·정보기술(IT)기기 부문에서는 차별화한 기술과 프리미엄의 가치를 담아 소비자의 지갑을 연 제품들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삼성전자는 ‘지펠’ 브랜드를 앞세워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양문형 냉장고 세계 판매 1위를 달성하며 고품격 프리미엄 가전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지펠은 세계 최초로 2개의 냉장실 시대를 열며 ‘푸드쇼케이스 FS9000’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변화한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해 냉장실을 2곳으로 나눴다. 신선하게 보관해야 하는 음식의 ‘재료’와 자주 꺼내 먹는 ‘요리’로 나눠 보관할 수 있도록 냉장실을 인케이스와 쇼케이스로 구성한 것. 푸드쇼케이스는 지난 3월 첫선을 보인 이후 매달 판매량이 2배씩 증가하고 있다.

LG전자의 ‘로보킹 듀얼아이 2.0’은 신개념 디자인을 적용한 차세대 로봇청소기다. ‘로봇청소기의 형태는 원형’이라는 고정관념을 뒤집고 사각형의 디자인을 채용했다. 모서리도 깔끔히 청소하는 ‘코너 마스터’, 청소 경로를 기억하는 ‘홈 마스터’, 카펫 청소 성능을 강화한 ‘바닥 마스터’ 등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게 특징이다.

오뚜기 ‘참깨라면’·롯데 ‘자일리톨껌’ 열풍

식음료 부문에서는 오뚜기 ‘참깨라면’, 롯데제과 ‘자일리톨껌’ 등이 수상했다. 수상한 대부분의 상품이 출시와 동시에 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온 것들이다.

오뚜기 참깨라면은 밀가루에 참깨를 섞어 반죽해 면발이 고소하고 쫄깃하다. 달걀 블록의 부드러운 맛과 조미 참기름의 고소한 맛이 얼큰한 국물과 어우러져 입맛을 돋운다. 지난해 8월 선보인 참깨라면 봉지면은 독특한 맛 덕분에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까지 판매량이 1000만개를 넘어섰다.

롯데제과의 자일리톨껌은 올해로 출시 13년째를 맞았다. 껌씹기가 두뇌 활성화와 기억력 향상, 치매 예방, 스트레스 해소 등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자일리톨껌은 매년 양호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롯데자일리톨껌이 2000년 5월부터 2013년 5월까지 거둔 매출은 약 1조5000억원에 달한다.

국순당 ‘대박’ 막걸리 두달만에 500만병 판매

외국산 맥주, 와인 등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주 막걸리 시장에도 오랜만에 주당들의 ‘입맛’을 자극하는 신제품이 나왔다. 국순당이 지난 4월 초 선보인 신제품 ‘대박’ 막걸리는출시 2개월 만에 판매량이 500만병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국순당의 기존 인기 브랜드인 ‘국순당 생막걸리’와 ‘우국생’을 제치고 국순당 내 매출 1위 막걸리 브랜드로 올라섰다.

대박이 나온 지난 4월은 늦추위가 이어지는 등 시장 여건이 좋지 않았다. 악조건 속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달지 않고 깔끔한 막걸리의 맛을 가장 잘 담아냈기 때문이라는 것이 회사 측 평가다. 막걸리 마니아층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에서 부담없이 즐기고 있다. 이 제품은 전통식 누룩과 막걸리 전용 효모를 사용했으며 3단 발효법과 6도 이하 냉장 숙성 공법을 도입해 불필요한 잡맛과 단맛을 최대한 줄였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