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이율도 '바닥'쳤나…보험사, 27개월만에 인상
저금리구조의 장기화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던 보험사의 연금보험 공시이율(적용금리)이 27개월 만에 상승했다.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방침에 따라 공시이율 산정 기준의 하나인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시장금리 상승세를 틈타 공시이율 인상을 통한 보험사 간 영업 경쟁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이달 적용되는 연금보험 공시이율을 연 3.94%로 전달보다 0.01%포인트 올렸다. 한화생명이 해당 상품의 공시이율을 올린 것은 2011년 4월 이후 2년3개월 만이다. 교보생명은 이달 적용되는 연금보험 공시이율을 전달과 같은 연 3.89%로 유지했지만, 저축보험 공시이율은 연 3.96%로 전달보다 0.07%포인트 올렸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국고채와 회사채 등 시장 금리가 상승한 데다 최근 자산운용수익률이 소폭 개선된 영향을 반영해 공시이율을 상향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역마진 우려 때문에 2011년 하반기 이후 공시이율을 꾸준히 낮춰왔다. 지난 4월 처음으로 연 4%대 연금보험 금리가 깨진 이후에도 매달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미국이 연내 양적 완화 축소 방침을 밝히면서 시장금리가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달 초 연 2.9%였던 5년 만기 국고채는 한 달 새 연 3.14%까지 뛰었다.

그동안 저금리의 직격탄을 맞았던 은퇴생활자들은 한숨 돌릴 수 있을 전망이다. 보험 공시이율이 올라가면 그만큼 보험을 해약할 때 받는 환급금이나 앞으로 받게 될 보험금이 늘어난다. 보험계약자에게 유리해지는 셈이다. 공시이율은 국고채 회사채 통화안정증권 등 지표금리와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을 반영해 결정된다. 시장금리를 후행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지금 추세라면 추가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

이날 현재 주요 보험사 중에서 연금보험 공시이율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해상과 동부화재(연 4%)다. 가장 낮은 곳은 삼성화재와 LIG손해보험(연 3.8%)이다. 저축보험 공시이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화생명(연 4.01%), 가장 낮은 곳은 LIG손해보험(연 3.8%)으로 집계됐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