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6·25이후 해외입양 16만5000명 달해
이젠 우리가 다문화가정 품어야할 때
윤용로 외환은행장 yryun@keb.co.kr
이젠 우리가 다문화가정 품어야할 때
윤용로 외환은행장 yryun@keb.co.kr
영화에서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아름답게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오라는 학교 선생님의 숙제에 주인공인 소년이 이렇게 답을 한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았을 때 도움을 준 그 사람이 아닌, 전혀 상관없는 세 명의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면(pay forward) 세상이 저절로 아름다워질 것이라고. 한국에서는 이 영화가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다.
6·25전쟁 이후 한국의 해외 입양아가 16만5000명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가 어려운 시기에 미국과 프랑스, 스웨덴 등 여러 선진국이 우리의 아들과 딸들을 길러준 것이다. 어느 날 필자는 우리가 받은 이러한 고마움에 보답하는 길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이 영화가 떠올랐다. 맞다. 우리는 그동안 받았던 고마움을 선진국에 ‘페이 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우리보다 어려운 국가들에 ‘페이 포워드’할 책임이 있다. 그리고 그 대상은 우리 사회 속의 다문화가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에 동남아 등 여러 국가에서 결혼으로 이주한 다문화가정 주부가 20만명을 넘는다고 한다. 이들은 공동화된 우리의 농촌을 지키는 활력이 되고 있다. 어르신을 봉양하면서 자식을 낳아 기르고 우리 말 배우기에도 열성이다. 다문화가정의 자녀도 17만명에 달해, 이제 이들은 우리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으로 그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나 자세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외환은행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제정된 결혼이주여성 시상 제도인 ‘외환 다문화가정 대상’을 공모했다.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았는데 해가 갈수록 더 많은 다문화가정에 대한 추천과 응모가 이어지고 있으며, 지금까지 77명의 개인과 11개 단체가 수상했다.
우리는 이들에게 그동안 우리가 받았던 사랑을 그 이상으로 돌려줘야 한다. 더구나 이제 머지않아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성년이 되기에, 이들이 한국 사회의 든든한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우리가 앞장서서 보살피고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진정으로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
윤용로 < 외환은행장 yryun@keb.co.kr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