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28일 오전 9시15분
벤처캐피털(VC)들이 중소 엔터테인먼트 업체에 잇따라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데다 문화콘텐츠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조만간 ‘제2의 SM’으로 도약하는 중소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나올 것이란 기대에서다.

통상 VC들은 투자한 지 3~4년이 지나면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기업공개(IPO)를 독려하는 만큼 조만간 증시 입성을 노리는 중소 엔터테인먼트 업체가 쏟아질 것으로 증권가에선 내다보고 있다.

◆엔터에 꽂힌 VC업계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영화배우 하정우 씨의 소속사 판타지오는 이달 초 원익투자파트너스, 서울기술투자 등 몇몇 VC로부터 약 25억원을 투자받았다. 판타지오는 지난해 매출 150억원에 영업이익 25억원을 올린 연기자 중심 연예기획사다.

작곡가 방시혁 씨가 설립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2011년부터 올해 초까지 SV인베스트먼트 SBI인베스트먼트 등에서 60억원에 이르는 투자금을 유치했다. 영화배급사인 뉴(NEW·Next Entertainment World)도 작년 중순부터 올해 초까지 IBK캐피탈 아주IB투자 KTB네트워크 교원나라기술 등에서 총 100억원을 끌어모았다.

아이돌 걸그룹 티아라의 소속사로 잘 알려진 코어콘텐츠미디어와 작곡가 용감한형제(강동철)가 설립한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도 몇몇 VC와 투자유치를 협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유치 가속화…경계의 목소리도

박근혜 정부 출범으로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의 투자 유치는 한층 더 탄력을 받은 모습이다. 정부가 문화콘텐츠 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매년 1500억원씩 5년간 7500억원 규모의 ‘위풍당당코리아콘텐츠펀드’를 조성키로 한 것도 한몫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력을 갖춘 중소 기획사들은 자금력만 갖추면 빠른 시일 내에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엔터테인먼트 업체에 대한 투자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시우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SM, YG 등 대형 소속사도 실적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신인 발굴 능력이나 해외네트워크 측면에서 기존 대형사를 능가하지 못할 경우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IPO업계 관계자는 “한 명의 스타가 이탈하면 실적이 무너지는 현행 사업구조로는 한국거래소가 벌이는 상장심사를 통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심은지/오동혁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