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통화스와프 연장 안한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30억 달러 내달 3일 종료…서로 필요성 못느껴
양국관계 악화 영향…만기 앞두고도 신경전
양국관계 악화 영향…만기 앞두고도 신경전
한국과 일본 간 맺었던 원·엔 통화스와프 계약이 내달 3일 종료된다. 최근 미국 양적완화 조기 축소 움직임으로 금융·외환시장이 출렁이면서 통화스와프 연장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양국은 결국 끝을 맺기로 결정했다.
한국은행과 일본은행은 “내달 3일 만료되는 30억달러 상당의 원·엔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24일 동시에 발표했다.
이로써 양국 간 통화스와프는 한·중·일 3국과 동남아시아 국가 간에 합의한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에 따라 양국이 체결한 통화스와프 100억달러만 남게 된다. 이는 2015년 2월 만기다.
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2011년 10월 통화스와프 규모를 700억달러까지 늘렸었다. 원·엔 통화스와프 300억달러 상당과 달러 스와프 300억달러, CMI 100억달러 등이다. 하지만 작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악화된 탓에 57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130억달러로 줄었다.
당시에도 일본은 한국이 연장을 신청하지 않아 확대 조치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도 일본은 30억달러 상당의 원·엔 스와프 만기를 앞두고 한국의 요청이 없는 한 연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며 신경전을 벌여왔다.
기획재정부도 “통화스와프는 어느 쪽에서 연장을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양쪽 외환당국이 실무적인 차원에서 자연스럽게 논의하는 것”이라며 일본 측 반응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양국이 원·엔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것은 계약규모가 30억달러 상당으로 적은 데다 달러보다 비교적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비달러화 맞교환 계약이라는 점에서 연장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한국 외환 사정도 과거에 비해 나쁘지 않다는 점도 작용했다.
이러한 한·일 간 통화스와프 축소 움직임은 통화동맹을 확대하고 있는 한·중과 대조적이다. 금융위기가 잦아든 2011년 10월 한·중 양국은 기존 290억달러 상당이었던 통화스와프 규모를 580억달러로 2배 확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한 무역결제제도를 도입해 통화스와프 상설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 통화스와프
두 나라가 보유 통화를 맞바꾸는 것을 말한다. 양국 통화를 맞바꾸는 것이 원칙이지만 때로는 자국통화를 내준 뒤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달러화나 유로화를 받기도 한다. 이번에 종결된 한·일 통화스와프는 원화와 엔화의 교환 조건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한국은행과 일본은행은 “내달 3일 만료되는 30억달러 상당의 원·엔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24일 동시에 발표했다.
이로써 양국 간 통화스와프는 한·중·일 3국과 동남아시아 국가 간에 합의한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에 따라 양국이 체결한 통화스와프 100억달러만 남게 된다. 이는 2015년 2월 만기다.
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2011년 10월 통화스와프 규모를 700억달러까지 늘렸었다. 원·엔 통화스와프 300억달러 상당과 달러 스와프 300억달러, CMI 100억달러 등이다. 하지만 작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악화된 탓에 57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130억달러로 줄었다.
당시에도 일본은 한국이 연장을 신청하지 않아 확대 조치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도 일본은 30억달러 상당의 원·엔 스와프 만기를 앞두고 한국의 요청이 없는 한 연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며 신경전을 벌여왔다.
기획재정부도 “통화스와프는 어느 쪽에서 연장을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양쪽 외환당국이 실무적인 차원에서 자연스럽게 논의하는 것”이라며 일본 측 반응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양국이 원·엔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것은 계약규모가 30억달러 상당으로 적은 데다 달러보다 비교적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비달러화 맞교환 계약이라는 점에서 연장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한국 외환 사정도 과거에 비해 나쁘지 않다는 점도 작용했다.
이러한 한·일 간 통화스와프 축소 움직임은 통화동맹을 확대하고 있는 한·중과 대조적이다. 금융위기가 잦아든 2011년 10월 한·중 양국은 기존 290억달러 상당이었던 통화스와프 규모를 580억달러로 2배 확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한 무역결제제도를 도입해 통화스와프 상설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 통화스와프
두 나라가 보유 통화를 맞바꾸는 것을 말한다. 양국 통화를 맞바꾸는 것이 원칙이지만 때로는 자국통화를 내준 뒤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달러화나 유로화를 받기도 한다. 이번에 종결된 한·일 통화스와프는 원화와 엔화의 교환 조건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