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의 완성, JCW 가 왔다
‘가장 강한 미니가 왔다.’

짙은 녹음과 뜨거운 태양의 계절, 여름. 지난 14~15일 강원도에 있는 서킷(자동차 경주장) ‘인제 스피디움’의 트랙은 날씨보다 뜨겁게 달아올랐다. BMW그룹의 소형차 브랜드 미니(MINI)가 우리나라에 고성능 브랜드 ‘미니 JCW’를 공식 출시하는 날이었다.

참석자들은 이날 ‘미니 JCW 해치백’과 ‘미니 JCW 쿠페’, ‘미니 JCW 컨트리맨’을 번갈아 타며 트랙을 내달렸다. 서킷에서 첫 신고식을 치른 것은 미니 JCW다운 등장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니 애호가들은 물론 모터스포츠 마니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미니 JCW의 매력은 무엇일까. 카앤조이가 미니 JCW를 탐구해봤다.

JCW 해치백
JCW 해치백

◆JCW, 가장 강한 미니

미니의 완성, JCW 가 왔다
JCW는 BMW의 ‘M’, 메르세데스 벤츠의 ‘AMG’와 같은 고성능 브랜드다. 한국 소비자들에겐 출력이 강하고 성능이 좋은 미니로 ‘미니 쿠퍼S’가 익숙하다. 1.6ℓ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되는 쿠퍼S 모델의 최고출력은 184마력, 최대토크는 24.5㎏·m다. JCW는 이보다 더 강하다. 같은 1.6ℓ 터보 엔진이지만 성능을 대폭 향상시켜 최고출력을 211마력, 최대토크는 26.5㎏·m까지 끌어올렸다. 공차중량(빈 차의 무게)이 1185㎏(미니 JCW 해치백 기준)이므로 1마력이 감당해야 할 무게가 5.61㎏에 불과하다. 같은 배기량의 터보 엔진을 얹은 현대자동차 ‘벨로스터 터보’와 비교해보자. 이 차의 공차중량은 1280㎏, 최고출력은 201마력. 1마력이 감당해야 할 무게가 6.35㎏이다. 미니 JCW에 비해 무게는 더 나가고 출력은 낮다. ‘서민의 포르쉐’로 불리는 폭스바겐 ‘골프 GTI’(1495㎏·211마력)의 마력당 중량은 7.08㎏이다. 무게가 가볍고 힘이 셀수록 주행성능을 발휘하는 데 유리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JCW의 성능은 수치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JCW 쿠페
JCW 쿠페

◆존 쿠퍼 웍스와 랠리 레이싱 DNA

JCW는 존 쿠퍼 웍스(John Cooper Works)의 약자다. 레이싱 선수이자 자동차 제작자인 존 쿠퍼와 미니가 함께 손잡고 만든 고성능 브랜드다.

1965년 몬테카를로 랠리에 참가한 미니 쿠퍼
1965년 몬테카를로 랠리에 참가한 미니 쿠퍼
1923년 영국 남부의 서리에서 태어난 존 쿠퍼는 1946년 아버지 찰스 쿠퍼와 함께 ‘쿠퍼 카 컴퍼니’를 설립해 포뮬러3(F3), 포뮬러1(F1) 경주용 차량을 제작했다. 미니와의 인연은 랠리에서 시작됐다. 1959년 미니가 등장한 뒤 존 쿠퍼는 이 차를 개조해 자동차 경주에 출전시켰고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듬해에는 본격적으로 미니와 함께 고성능 모델 ‘미니 쿠퍼’를 제작했다.

미니 쿠퍼는 전 세계 다양한 경주에 참가했다. ‘미니의 역사는 레이싱에서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미니는 모나코의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곳은 현재도 세계적 경주대회인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시즌 첫 경기가 열리는 102년 역사의 모터스포츠 성지다. 미니 쿠퍼는 1964~1967년 이곳에서 우승을 포함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모터스포츠 팬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았다. 미니의 랠리 역사는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11년부터 ‘죽음의 경주’로 불리는 다카르랠리에 참가, 2년 연속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모터스포츠 마니아들이 미니에 열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JCW 컨트리맨
JCW 컨트리맨

◆‘작지만 매운 고추’ 삼총사

생긴 것부터가 매운 고추다. 대표적인 색상은 검은색 외관에 보닛 위 빨간 두 줄이다. 장독대 위에 빨간 고추 두 개가 놓인 것 같다. 보이는 것만큼 성능도 맵다. 작다고 무시해선 안 된다.

폭발적인 가속력과 노면에 달라붙는 접지력, 직관적인 핸들링은 서킷에서 제 실력을 발휘한다. 지금도 영암과 태백 등 국내 유명 자동차 경주장에서 BMW M3와 포르쉐 박스터 사이에서 질주하는 미니 JCW를 쉽게 볼 수 있다.

국내에 출시된 모델은 미니 JCW 해치백과 쿠페, 컨트리맨 등 3종이다. 엔진과 서스펜션, 범퍼 등 다양한 부품들이 JCW의 성능을 감당할 수 있도록 따로 제작됐다. 마이바흐와 벤츠 S클래스에 장착되는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만 어지간한 음악보단 멋진 배기음이 더 듣기 좋다. 가격은 해치백 4500만원, 쿠페 4710만원, 컨트리맨 6110만원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