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헌 민화협 위원장 "10년 젊어졌다지만…방송 진행이 정치보다 어려워"
“지인들이 제게 10년은 젊어졌다고들 말합니다. 검은색 정장만 입다가 청바지에 노타이 차림으로 화면에 나오니까요. 이미지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머리도 파마하고 가르마 방향도 바꿨어요.”

재선 국회의원 출신 이성헌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상임집행위원장(사진)이 교양정보프로그램 MC로 변신해 인기를 얻고 있다. 케이블채널 뉴스와이가 지난달 5일부터 매주 일요일 오전 9시40분 본방송에 이어 같은 날 오후 8시40분에 재방송하는 ‘당뇨보감’에서 당뇨치료와 예방에 좋은 음식과 운동 방법을 전문가에게 묻는 역할이다. 지난 16일 시청률은 0.54%였고, 자체 최고 시청률은 0.62%였다. 이는 뉴스와이 채널 교양프로그램 중 최고 수준.

“당뇨 예방 전도사가 됐어요. 모임에 가면 당뇨 예방과 치료에 대해 한마디 하거든요. MC를 맡은 뒤 저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생활을 절제하게 됐다는 겁니다. 모임에 가서 술을 덜 마시고, 흰 쌀밥을 먹지 않고 현미를 먹습니다. 당뇨 예방에 좋다는 양파와 오이, 토마토 등을 많이 먹게 됐고요.”

그는 당뇨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건 좋지만 카메라 앞에 나서 방송하는 것은 정치보다 어렵다고 했다. “우선 당뇨에 관한 지식을 미리 외우는 것이 어려워요. 한 차례 녹화에 2편을 연속 촬영하는데 대본을 100% 외워야 진행할 수 있으니까요. 카메라가 다가오면 갑자기 얼어붙어 NG를 낸 적도 많아요. 함께 진행하는 여성 MC가 잘 이끌어준 덕분에 고비를 많이 넘겼죠.”

그러나 카메라에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두려움을 조금씩 극복하는 것은 수확이라고 자평했다. 이는 정치 활동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인들은 당뇨에 관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돼 도움이 됐다고 말해요. 당뇨에 언제부터 관심이 있었는지, 당뇨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어떤 경위로 출연하게 됐는지도 묻더군요.”

프로그램에 출연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이 위원장은 당뇨병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은 국민 건강 증진과 직결되니까 정치 활동의 취지와 같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당뇨학회에 따르면 국내에 알려진 환자만 500만명이고, 잠재환자까지 합치면 1000만명에 달한다. 정부 차원에서 예방과 치료를 지원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라고 그는 강조했다.

“앞으로 당뇨 퇴치 캠페인을 펼치고 싶습니다. ‘저염식단’ 못지않게 중요한 ‘당뇨예방 식단’을 널리 알려 확산시킬 겁니다. 그것은 국민 건강을 증진시켜 건강보험 재정을 줄이는 길이기도 합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