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기 에르메네질도 제냐 매니저 "명품도 혁신해야 생존한다"
“기존 고객 이탈이라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브랜드 생존을 위해 혁신적인 시도는 계속돼야 합니다”

조성기 에르메네질도 제냐 시니어리테일매니저(사진)는 18일 서울 반포동 서울팔래스 호텔에서 열린 한국유통학회 유통포럼 초청 강연에서 "명품 산업도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브랜드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조 매니저는 “올해 젊은 고객층 확보를 위해 새로운 디자인 담당 임원(크레이티브디렉터)으로 스테파노 팔라티를 영입했다"며 "명품을 구매하는 고객층은 대부분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에 보수적이어서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위험부담을 안고 결행했다”고 말했다.

스테파노 팔라티는 2004년부터 8년간 프랑스 명품 브랜드 이브 생 로랑의 수석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그는 “계속된 불황과 인터넷 시장 확산 등으로 명품 산업 마케팅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며 “제품 소개·판매 등 영업만을 생각하기 보다는 브랜드 가치와 추구하는 방향이 고객의 삶 속에 흡수되도록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조 매니저는 “지난해 제냐 제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한 고객은 2011년에 비해 47% 증가했고, 온라인과 매장에서 모두 구매하는 고객도 전체 고객 중 약 15% 를 차지한다”며 “앞으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 브랜드 주력 타깃(35~44세)이 가장 애용하는 매체를 선별해 관련 마케팅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불황에도 고급 수요층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제냐는 브랜드 홍보와 고객관리, 매장 보수 등에 연 20억 원의 자금을 쏟아 부었다.

그는 “제냐 매장 재방문고객 17%가 전체 매출의 60%, 맞춤복 등 고급제품 수요층이 전체 매출 14%를 차지해 이들 고객에 대한 마케팅 차별화가 필수적”이라며 “제품 가격보다 고객의 삶에 녹아들 수 있는 직원 교육과 개인화 서비스 등에 주력하고있다”고 전했다.

조 매니저는 "자체 조사결과 매장 보수가 끝난 뒤 점별 매출이 약 20% 증가했을뿐 아니라 고객들의 높은 제품가에 대한 심리적 저항도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투자에 대한 보상은 반드시 온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한지아 기자 jyahhan@hankyung.com